[Vol.3]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가 IT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주요 이슈

 In KISA Report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가 IT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주요 이슈

한상기 ([email protected])

테크프론티어 대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사람들의 업무와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일시적이 아닌 뉴노멀로 받아드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재택 업무를 위한 화상 회의 시스템의 사용 확대와 협업 도구의 도입, 학교 강의를 원격으로 진행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 외에도 다양한 일상과 사회 활동에서 보여주는 변화는 디지털 사회에 큰 변곡점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글을 통해 어떤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런 부분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및 그에 따른 사회적 이슈를 살펴보고자 한다.

 

모바일 사용 시간의 급증과 사용 행태의 변화

 

3월 20일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앱 애니에 따르면 지난달 모바일 사용시간은 평균 5시간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30% 급증했다. 이탈리아는 모바일 앱 사용시간이 11% 증가했고 한국과 일본은 각각 7% 늘었다. 지난 1월 이동 제한 조치가 시행된 중국에서는 모바일 사용 시간 급증 폭이 제일 컸다. 2월 한 달간 모바일 사용 시간은 평균 5시간을 기록했고, 이는 지난해 평균 대비 30%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앱 사용 내용은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 2월 13일에 모바일 인덱스가 발표한 국내 모바일 앱 이용 행태 변화를 보면 숙박과 항공 앱은 20% 이상 감소를 했으나, 홈쇼핑, 마트, 식음료 판매 앱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영화 앱은 34%나 줄어들었다.(1)

업종별 앱 사용 변화 [출처: 모바일인덱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며 간편히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도 급증했다. 2월 한 달간 중국의 게임 다운로드는 2019년 평균 대비 무려 80%가 증가했다. 2월 iOS 앱스토어의 주당 평균 게임 다운로드 숫자는 6,300만 건으로, 1월 대비 25%가 증가했다.

대표적인 협업 앱인 줌(ZOOM0의 경우 3월 16일 iOS 기준으로 전 세계 35개 국가에서 전체 앱 기준으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으며, 비즈니스 앱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한 국가는 무려 9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 미디어 앱 활용도 늘었는데, 중국에서 틱톡 3월 첫 번째 주의 사용 시간은 전년도 주간 평균 대비 130%가 늘어난 30억 시간을 기록했다. 반면 사람 간의 대면이 발생하는 승차 공유 앱은 사용량이 하락했다. 한국과 미국 등 6개 나라에서 승차 공유 앱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승차 공유 앱인 디디(DiDi)는 주간 다운로드 수가 최고치 대비 75% 하락했으며, 프랑스 블라블라카(BlaBlaCar) 앱 주간 다운로드도 최고치 대비 65% 하락했다. 그 반면 미국과 영국에서의 우버 앱 다운로드 숫자는 의미 있는 하락이 없었으며, 한국 카카오 택시 및 일본 재팬 택시 앱은 주간 다운로드 수치가 하락했으나 중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수준의 급격한 변화는 아니었다.

급격히 증가하는 게임 사용자

재택근무에 따른 생활의 변화

 

재택근무는 그동안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가져왔지만 정착을 하면서 그 효용성을 발견하고 이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다. 또한 줌과 같은 화상회의 시스템이 가진 어색함이나 불편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2) 예를 들어, 집안의 가구나 특징 없는 벽면 대신 ‘가상 배경’ 기능을 이용해 배경을 바꾸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그린 스크린이나 일정한 라이팅이 있어야 더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화상 회의 시스템을 이용한 재택근무에서 그동안 미처 예상하지 못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줌에 있는 ‘참석자 집중 트래킹’ 기능은 회의 주관자가 참여자의 컴퓨터를 모니터할 수 있다. 또한 미팅을 기록해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는데, 다른 임원이 그 내용을 나중에 볼 수 있다는 점이 프라이버시에 대한 침해 요인이 있다는 점이다.(3)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의 급증에 나타나는 하나의 문제는 사용자들의 오용이나 의도적 방해의 등장이다. 뉴욕 타임스는 3월 20일 기사에서 ‘줌 폭탄’이라는 말로 줌 사용 중간에 포르노를 보내는 일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사용자들의 사고가 여러 번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4) 특히 계정을 바꿔가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을 막지 못하는 일이 있어 아예 오디오만으로 진행을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런 일은 주로 퍼블릭 줌 이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호스트가 화면 공유를 위한 세팅을 좀 더 세밀하게 해야 한다는 문제를 남겼다. 이런 문제는 줌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기업을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으나, 사회적 도구로 확대되면서 생기는 문제이다.

 

또 하나의 이런 영상 서비스의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인터넷의 안정적 사용에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정보 인프라인 인터넷이 다운되는 것은 이제 국가적이나 글로벌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30일 동안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품질을 저하해 이런 잠재적인 위험을 사전 방지하기로 했다.(5) 왜냐하면 인터넷에서 전송되는 데이터의 60%는 비디오 영상 데이터이며 이중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2% 정도이고 구글의 트래픽이 12%가 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디지털 커뮤니티와 가상 사회 모임의 확산

 

사회적 거리 두기로 실 세계에서 활동이 매우 축소되면서 사람들은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비디오 챗을 통한 생일 파티, 유대교 남자 성인식, 트위터에서 ‘격리 영화의 밤’을 만들며 ‘가상 동료’의 기분을 내고 있다.

유대교 소년의 성인식 바르 미츠바를 화상으로 진행하는 장면 [출처: CNN]

화상회의 시스템을 단지 회의에만 사용하지 않고, 구글 폼과 배달 앱, 줌을 이용해 같은 팀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회식을 하는 화상 회식이라는 새로운 문화도 등장하고 있다. 또는 캔맥주 하나씩을 들고 화상회의 시스템에서 회식하거나 생일 파티를 하는 모습도 등장하고 있다.(6)

 

넷플릭스를 즐기는 사람들은 넷플릭스 파티라는 크롬 확장 기능을 통해 친구들과 영화를 같이 보면서 채팅을 하고 이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모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넷플릭스 파티와 화상 회의 같이 하면서 같이 영화를 즐기는 모습

음악가들도 ‘격리 콘서트’라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만나거나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니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은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공연 내용을 중계하고 있다. 나아가서 과거 유료로 제공하던 디지털 콘서트 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대중음악가도 동참하고 있다.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은 새로운 가상 콘서트 시리즈를 존 레전드는 인스타그램에서 연주를 라이브스트림으로 보여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WHO와 글로벌 시티즌에 의한 ‘집에서 같이(Together At Home)’ 이니셔티브로 절정을 이룬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글로벌 헬스를 지원하기 위해 가상 콘서트 시리즈를 만들었다.

집에서 같이 가상 콘서트에 참여하는 뮤지션들

사람들이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은 다양한 주제로 포스팅을 올리면서 쓰레드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가상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다. 집에서 외출복을 입으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서로의 옷을 보여주던가, 화상회의 해피 아워를 정해서 칼렌다 초대를 하거나, 무엇인가 서로의 연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희한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셀카도 더 재미있어 지고, 디자이너는 증강 현실 필터를 더 희한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격리에서 오는 답답함과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이 좀 더 즐거운 상황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이고 이를 통해 상호 유대감을 갖고자 한다.

 

긱 경제 노동자들에게 주는 변화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거나 거리두기를 하면서 그 동안 긱 경제 또는 온디맨드 경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또 다른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 애완동물을 산책시키던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으며, 승차 공유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급감하면서 승차 자체가 줄어들어 버렸다. 시애틀 지역에서는 평소보다 50%가 줄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당장 월세, 전화 요금, 약값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승차 공유 드라이버는 동시에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크다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배달 서비스를 하는 노동자들은 업무량이 크게 늘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내 VPN에서 음식 배송 서비스인 도어대시(DoorDash) 접속을 막았다고 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직원이 주문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7)아마존은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서 배송 센터와 배송 인력 10만 명을 추가 모집하겠다고 했다.(8)

 

배송 인력의 건강 문제 때문에 도어대쉬와 우버 이츠는 바이러스에 확진된 사람은 14일 동안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9)도어대쉬는 손 세정제와 장갑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문 앞에 놓고 가는 방식은 인스타카트와 포스트메이츠(Postmates)가 시행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려면 이런 다양한 유형의 배달 서비스가 유지되어야 한다. 문제는 여기에 참여하는 노동자의 급여와 근무 환경, 건강 문제가 이제 단지 서비스 기업의 문제만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며, 서비스 기업 자체도 이들에 대한 지원과 보호 정책이 시급히 필요하다.

아마존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비필수적인 제품 배송을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배송 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려는 조치인데 늘어나는 업무량에 대응하는 조치이며, 보다 사회적으로 더 중요한 물품 배송에 차질이 없게 하고자 하는 방안이다.

 

사회적 또는 물리적 거리두기는 사람들에게 매우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실제 현실이 아닌 가상공간에서의 삶이라는 것은 아직도 우리에게 심리적으로 편한 곳은 아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IT 기술의 발전된 도구를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이번 기회에 기업에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도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공동체를 위해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원하는 연대와 유대감을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 도구들이 가진 새로운 유용성을 계속 발견할 것이고, 이런 문화는 어쩌면 이후에 하나의 문화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필요 때문에 단순 수단으로 활용한 긱 노동자가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한 사회 기반인지를 다시 인식하면서 그들의 노동 조건과 인권에 대해서 좀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report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에 실린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의 내용은 무단 전재를 금하며, 가공 또는 인용할 경우 반드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Report]라고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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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 투데이, “코로나19 확산에 쇼핑 앱 사용자 껑충…숙박 여행은 줄어.” 2020년 2월 13일
2. Mashable, “People are changing their Zoom backgrounds to spice up remote calls,” Mar 17, 2020
3. Mashable, “Zoom is a work-from-home privacy disaster waiting to happen,” Mar 14, 2020
4. New York Times, “Zoombombing: When Video Conferences Go Wrong,” Mar 20, 2020
5. CNN, “Netflix and YouTube are slowing down in Europe to keep the internet from breaking,” Mar 20, 2020
6. 연합뉴스, “회식 술자리도 화상대화로…코로나19가 낳은 ‘비접촉 사회’,” 2020년 3월 22일
7. Wired, “Coronavirus Exposes Workers to the Risks of the Gig Economy,” Mar 11, 2020
8. New York Times, “The Delivery Workers Who Risk Their Health to Bring You Food,” Mar 21, 2020
9. The Verge, “Amazon to temporarily stop shipping non-essential products in Italy and France,” Mar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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