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5] 빅 테크 기업의 1/4분기 실적이 주는 의미
빅 테크 기업의 1/4분기 실적이 주는 의미
한상기 ([email protected])
테크프론티어 대표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에 주는 충격은 분야별로 큰 차이를 주고 있다. 대형 IT 기업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앞으로 경제 변화를 가늠해 보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테크 기업 안에서도 사업 분야별로 성과는 다르게 나오고 있는데, 이는 국내 정책을 입안할 때 우리가 부족한 부분과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나누어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정부가 지금 디지털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인프라, 비대면 산업, 디지털 SOC를 강조하는 가운데, 어떤 부문이 타격을 입었는지, 규모의 확대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실질적인 이익의 증대를 가져온 부분이 어디인지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
이번 글에서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과 같은 대형 IT 기업 또는 빅 데크 기업이라고 부르는 기업이 발표한 2020년 1/4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각 전문가의 평가와 해석을 참고로 파악해 보기로 한다.
알파벳(구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이번 분기에서 412억 달러의 매출과 순이익 68억 달러를 달성했다.(1) 구글의 광고 수입이 전체 매출의 82%를 차지하는 알파벳은 이번 코로나 사태로 매출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까 했지만 3월 말까지의 숫자이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충격은 미미했다. 그래도 작년 대비 13% 증가이지만 실제로 3월에 들어서는 광고 수익이 크게 줄고 있다고 CFO인 루스 포랏이 발표했다. 이 숫자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 매출은 늘었 지만, 주당 이익은 기대에 못 미친 결과이다. 그래도 발표가 난 이후 광고 매출 둔화가 기대보다 적다는 사실에 주식은 7% 상승했다.
알파벳의 직원 수는 19% 늘어서 123,048명이다. 그러나 올해는 고용에 대한 속도 조절을 할 예정이며 데이터 센터와 마케팅 및 여행 비용을 줄일 예정이라고 CEO인 순다 피차이가 직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밝혔다.(2) 구글이 2019년에 새로 고용한 인원은 2만 명 수준이고 2020년도 비슷한 수준을 예상했지만, 이제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문에서만 신규 채용을 생각하고 있다.
큰 증가세를 보이는 부문은 클라우드로 전년 대비 52% 증가한 27억 8천만 달러의 매출을 이뤄냈으나,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장 큰 차별성 중 하나인 ‘지 스위트(G Suite)’의 성장은 아직 느리다. 그럼에도 지 스위트에 포함된 구글-밋(Meet)은 엄청나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1월에 비해 30배가 증가하였고 하루에 약 3백만 명의 사용자가 증가해 이제는 매일 1억 명 정도가 미팅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구글은 아예 구글 밋을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해 줌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스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유튜브 매출도 일 년 전과 비교하면 33% 늘어난 40억 4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광고가 아닌 매출을 포함하지는 않았다. 알파벳의 다른 사업 부문은 여전히 고전 중인데, 매출은 21%가 줄어든 1억 3,500만 달러이며, 손실이 29% 늘어 11억 달러에 달한다. 구글 외의 다른 부문은 칼리코, 캐피탈지, 딥마인드, GV, 구글 파이버, 직쏘, 룬, 마카니, 사이드웍스 랩, 베릴리, 웨이모, 윙, 엑스 등이다. 이 중 사이드웍스 랩의 토론토 사업은 포기 선언을 했다.(3) 여전히 이 분야들은 투자의 시대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피차이가 알파벳 CEO가 된 이후, 사이드웍스 처럼 일부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팬데믹 이후의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아마존은 어쩌면 팬데믹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실적을 보일 것이라 예상한 기업이다. 이번 1/4분기에 매출은 755억 달러로 전년 대비 26% 성장했는데, 이는 1/4분기가 대체로 주춤하는 시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예외적인 결과이다.(4) 그러나 수익은 29%가 줄어든 25억 달러인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10억 달러 정도 줄어든 숫자이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나타나 결과인데,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 물품이 아닌 것에 대한 배송을 일시 중지하고 창고와 배송 네트워크에 175,000명 이상을 추가 투입한 결과이기도 하다. 아마존이 발표한 전체 고용자 수는 84만 명이다.
또 다른 변화는 글로벌 배송의 증가인데, 전년 대비 49%가 증가한 109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의 새로운 도전은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어떻게 더 수익성이 높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되었다. 제프 베이조스 역시 현재의 위기는 아마존이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가장 어려운 상황이면서 사업의 적응성과 내구성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2사분기에 코로나19에 관련된 비용을 40억 달러 정도를 예상한다고 했으며, 이 가운데 3억 달러는 회사의 자체 테스팅 능력 개발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아마존의 실적 발표 후 주가는 5.2% 떨어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AWS는 33% 증가했으며, 프라임 멤버 같은 구독 부문은 29%, 미국 외 판매는 18% 늘어났다. AWS 영역은 계속 성장률이 줄어드는 분야인데, 2019년에는 37%, 35%, 34%로 분기마다 줄어들었고 이제 2020년에는 33%로 낮아지고 있다. AWS의 매출은 102억 달러로 아마존 전체 매출의 13.5%를 차지하면서도 수익의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성장 둔화는 아마 존에게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구독 서비스는 55억 6천만 달러로 28% 성장했고, 아마존 프라임 회원 1억 5천만 명에 의한 매출이 비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타 부문은 광고 비즈니스로 39억1천만 달러이며 44% 성장했다. 특히 이 부분은 앞으로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해 좀 더 관련성을 높여 성장을 이룰 예정이다.
아마존이 늘어나는 수요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경쟁사들의 성장이 크게 이루어진 것도 사실이다. 타깃의 4월 온라인 판매는 141%, 월마트는 74%, 엣씨는 80%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아마존이 미국의 온라인 소비 42%를 차지했으나, 4월 중순에는 이 숫자가 34%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아마존도 반격을 준비 중이다. 일단 판매 제품 유형에 대한 제한을 풀었으며, 프라임 데이는 미루었지만 좀 더 이른 여름 세일을 통해 과도한 재고를 해결하려고 한다.(5) 이를 통해 팬데믹 위기에 대한 대응이 이루어졌음을 보일 계획이다.
팬데믹 사태에서 아마존의 가장 큰 어려움은 풀필먼트 센터라고 하는 물류 시스템이다. 미국 전역에 500개 정도의 창고가 가장 큰 경쟁력이었으나 노동자들이 집에 머물게 되면서 배송 시간과 항목에 제약이 걸렸었다. 앞에서 말한 대로 17만 5천 명의 훈련된 인력을 충원하면서 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자 했다. 이런 문제는 대규모의 이커머스 기업이 이런 환경에서 무조건 매출 증대와 이익 확대가 되지 못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판데믹 상황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비디오게임 분야에서 큰 성장을 확인한 분기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회계 기준으로는 2020년 3/4분기이다). 판매는 15% 올라서 350억 달러가 되었으며 순이익이 107억 5천만 달러로 22% 증가해 월 스트리트 기대를 넘어섰다.(6) 따라서 회사의 공식 발표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은 아주 적었다고 밝혔다.
일단 팀스라는 화상회의와 메시징 기능을 갖는 협업 소프트웨어는 일 유효 사용자가 7,500만 명 수준으로 올라 3월 초와 비교하면 두 배가 되었다. 클라우드도 59% 성장해 재택근무의 효과를 크게 보았다. 애저의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세그먼트는 123억 달러 매출로 21% 성장했고, 생산성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 즉 링크드인, 다이나믹스, 오피스 365의 상업용 구독 비즈니스는 117억 달러로 15% 성장을 봤다. 이로 인해 실적 발표 후 주가는 2.56% 이상 올랐다. 오피스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생산성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포함되어 인텔리전트 클라우드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재택근무 요구가 늘면서 PC 그룹은 1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엑스박스를 포함하는 게이밍 비즈니스(엑스박스 콘텐트와 서비스)도 2%가 늘었는데, 이는 지난 분기에 11% 하락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결과이다. 팬데믹에 의해 중국 공급망의 문제가 생겼으나 이번 분기 후반에 빠르게 정상 운영으로 돌아왔다는 것도 좋은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
또 다른 도전은 재택근무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긍정적이었지만 전반적인 경기 저하는 오히려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어서 아직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분기 후반 부에서는 중소기업에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 중 하나이다. 링크드인의 광고 매출도 전년 대비 21% 늘어났지만, 분기 후반에서는 증가세가 둔화하였는데, 경기 둔화로 고용이 줄어드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기업 시장을 상대로 하는 기업의 경우는 팬데믹의 조기 영향과 중장기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향후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페이스북의 2020년 1/4분기 실적은 177.4억 달러 매출에 순익 49억 달러로 일 년 전과 비교하면 17%가 늘어났다. (7)특히 처음으로 이제 매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메신저를 사용하는 사람이 30억 명이 넘어섰다고 저커버그 CEO가 밝혔다. 페이스북만으로는 월 사용자가 10% 증가한 26억 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3월부터 광고 매출이 하락하고 4월 3주간은 작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발표를 통해 전 세계적인 팬데믹 영향을 받기 시작했음을 알렸다.
매출을 각 지역 분포로 보면, 북미가 48%, 유럽이 24%, 아시아 퍼시픽이 18%로 여전히 북미와 유럽이 가장 큰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용은 연구 개발이 23%, 마케팅과 세일즈 비용이 16%를 차지한다. 특이한 비용으로는 FTC 합의에 의한 50억 달러와 인도 지오에 대한 투자 57억 달러를 이번 분기 경비로 제시했다. 페이스북의 전 세계 종업원 수는 28% 늘어난 48,268명인데,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새로운 채용이나 시설 공사는 속도를 줄일 예정이다.
페이스북이 지금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이슈 중 하나는 코비드-19에 대한 허위 정보에 대처하는 일인데, 회사는 일단 잘못된 정보로 판정된 콘텐츠에 노출된 사람에게는 경고를 보내기로 했다.(8)새로운 경쟁에도 대응해야 했는데, 재택근무의 활성화로 줌이나 하우스파티 같은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페이스북은 왓츠앱의 비디오 통화를 4명에서 8명까지 가능하게 확대했으며, 페이스북은 50명까지 비디오 통화가 가능한 메신저 룸서비스를 론칭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4대 빅 테크 기업의 2020년 처음 3개월의 실적은 대부분 좋은 숫자를 보인다. 그러나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의 상황이기 때문에 4월부터 나타날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광고 매출에 의존하는 페이스북이나 구글은 타격을 직접 받을 것이고, 기업 활동이 활성화되어야 하는 마이크로소프트도 경제 침체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이커머스가 급속히 늘어나기 때문에 매우 전망이 좋을 것이라 본 아마존도 오히려 엄청나게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자 경쟁자들의 성과가 두드러지게 좋게 나타났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비용의 증가로 오히려 순익은 떨어졌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2020년 2/4분기 실적이 그래서 각 기업의 전망을 예측하기에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본다. 국내 기업도 경기 위축이 영향을 보일 2/4분기가 제일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기 때문에 1/4분기의 성과를 갖고 예측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report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에 실린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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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 VentureBeat, “Alphabet reports $41.2 billion in Q1 2020 revenue: Google Cloud up 52%, YouTube up 33%, and Other Bets down 21%,” Apr 28, 2020 |
2. | ⇡ | The Verge, “Google is slowing down hiring through 2020 amid the COVID-19 pandemic,” Apr 15, 2020 |
3. | ⇡ | The Verge, “Alphabet’s Sidewalk Labs shuts down Toronto smart city project, My 7, 2020 |
4. | ⇡ | Wall Street Journal,” Amazon’s Sales Jump as Coronavirus Prompts Surge in Online Shopping,” Apr 30, 2020 |
5. | ⇡ | The New York Times, “Amazon Angles to Grab Back Customers,” May 22, 2020 |
6. | ⇡ | Wall Street Journal, “Microsoft Earnings Jump, Aided by Cloud-Computing Demand During Pandemic,” Apr 29, 2020 |
7. | ⇡ | VentureBeat, “Facebook apps now used monthly by more than 3 billion people,” Apr 29, 2020 |
8. | ⇡ | VentureBeat, “Facebook to alert users exposed to coronavirus misinformation,” Apr 16, 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