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1] 2021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전망: 승자 예측하기

 In KISA Report

2021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전망: 승자 예측하기

최홍규 ([email protected])

EBS 연구위원

2020년은 변화의 해다. 코로나19로 사회의 모든 영역이 변화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과의 접촉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하는 상황이니 폐쇄된 공간에만 머물러야 하고 그러다 보니 혼자 즐길 거리라면 그것이 볼거리든 먹을거리든 무엇이든 주목을 받기 쉬웠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볼거리로 주목을 받으면서 그야말로 스트리밍(streaming),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콘텐츠들을 재생하는 기법이 빛을 발했다.

 

경쟁은 심화에서 포화로, 그 안에서 살아남는 로열패밀리

 

스트리밍 서비스는 소위 텔레비전 위의 셋톱박스(set-top box)를 의미하는 OTT(Over The Top) 서비스로도 달리 부를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OTT 서비스가 2014년부터 2020년 3분기 시점까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300개에 달하는 서비스가 선보인 것이다. 서비스는 지속해서 론칭되고 있다고 하나, 사실 서비스를 중단하는 일도 속출한다. 2018년에는 가장 많은 19개 서비스가 중단되었는데, 서비스 중단되는 건수로는 가장 많은 숫자를 보였다. 2020년에도 3분기까지 6건의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미국 OTT 동영상 서비스 출현 

시장에서 유력한 경쟁자인 디즈니플러스(Disney+)나 애플티비플러스(AppleTV+)가 경쟁에 뛰어들어 서비스 경쟁이 심화 되었다고는 하나 현재의 시장 상황은 심화를 넘어 포화상태로 보인다. 미국 OTT 서비스가 300건을 넘어섰다는 것은 지역의 군소 서비스들을 모두 포함하여 나온 결과일 것이나 그 증가 추이로 볼 때 2018년 다소 주춤했던 시장이 향후 다시 활개를 펴서 더욱 많은 서비스가 출현할 것이라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능성이 증명된 이상 더욱 시장은 이른바 ‘묻지마 서비스 론칭’의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스트리밍 서비스의 점유율이나 시장 순위가 빠르게 바뀌거나 하지는 않는다. 미국 동영상 OTT 서비스 가입자 수 순위를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살펴볼 때, 1위 넷플릭스(Netflix), 2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 3위 훌루(Hulu)까지는 견고한 3자 구도를 형성한다. 넷플릭스는 OTT와 스트리밍 서비스 개념을 대중화시킨 사업자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훌루도 자사의 플랫폼과 기존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Top3 안에 드는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디즈니플러스, 에이치비오 맥스(HBO Max), 애플티비플러스가 10위 권 안에 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티비플러스는 2019년 11월, 에이치비오 맥스는 2020년 5월에 각각 서비스를 론칭하였으니 후발주자라도 한참 후발주자인데도 이들의 기세는 거셌다. 4, 6, 7위를 점령해버린 것이다. 기대되는 것은 이 세 사업자 모두가 강력한 기존의 자원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이다. 콘텐츠, 플랫폼, 디바이스까지 각각 스타일을 다르지만 나름 시장에서 특정 영역에서 우위를 점했던 사업자이기에 이들의 10위권 진입은 의미가 있다.

 

 

2020년도 미국 동영상 OTT 서비스 순위
[출처: parksassociates.com(1)]

눈여겨 볼만한 포인트를 하나 더 짚어보자면, 스포츠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이에스피엔플러스(ESPN+)가 10위권 안에 계속 들어있다는 점이다. 강력한 후발주자들의 화려한 서비스를 접한 이용자들이 서비스 다양성을 접할 기회는 많아졌으나 스포츠에서는 하나 정도의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에스피엔플러스가 나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가는 서비스로 보이기도 한다. 다른 서비스들은 시장의 파이를 여럿이서 나눈다면 이에스피엔플러스는 스포츠 영역에서만큼은 독자적으로 이용자를 흡수할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전환점, 누구에게 기회인가?

2020년의 변화는 기존의 변화와 다르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은 사람이 아프고 죽는 원인만을 제공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바이러스가 비말 전파를 통해 확산한다는 것은 알았어도 사람과 사람 간의 비접촉 행위가 사회상을 이렇게 바꾸게 될 줄은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 지금의 시기는 전쟁의 시기와도 같아 두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만일 인터넷 네트워크에 의한 콘텐츠 전송 서비스가 활발하지 않았던 시기에 코로나19가 확산했다면 어떠한 현상이 벌어졌을까? 사람들은 전파로 전해지는 기존의 방송으로 소식을 접해야 했을 것이다. 전파의 일방향적인 성격 탓에 정보의 전송과 회신 단계에서 쌓이는 피로감이 지금보다는 더 심화하였을 것이다. 그로 인해 정보 공유 과정에서 고립될 것 같은 공포감은 지금보다 더 축 커졌을 것이라 본다. 그 때문에 인터넷 기반의 네트워크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가장 큰 수혜자다.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PC를 이용해 모바일 스마트폰을 이용해 끊임없이 정보를 접해 인터넷 의존성을 더욱 강화했기 때문이다.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정보 습득이나 오락의 목적을 달성하는 차원에서는 OTT가 가장 큰 수혜자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20년에 동영상을 이용하는데 기기로써 OTT를 이용하는 비율은 전년과 대비해 증가한 추세를 보인다. 2월에는 128% 증가하여 전년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다른 시기를 살펴봐도 모바일 스마트폰이나 데스크톱 PC에서 동영상을 이용하는 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년 대비 기기에 따른 동영상 이용 추이(2020년)
[출처: blog.adobe.com(2)]

위의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은 OTT의 확실한 자리매김이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전송되는 기기를 굳이 PC, 스마트폰, OTT로 단순하게 나눠봤을 때, OTT의 이용량이 많다는 점은 동영상 전송을 위해 설치된 전문기기인 OTT를 통해 이용자들은 보다 특화된 동영상 서비스를 원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편으로는 OTT도 고정형의 기기에 해당하므로 코로나19 기간에는 한 공간에 머물러 특정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도 시사할 수 있다.

 

사람들인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기부터 동영상 전송기기로써 OTT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크게 나눠 기존 방송과 온라인 네트워크에서는 어떠한 양상이 나타날까? 아래의 표를 참고해 볼만하다. 코로나19 이후 미디어 이용 현황을 미국과 영국의 세대별 이용자들을 나눠서 조사해 보니, 미국은 방송용 TV에 대한 이용과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한 동영상 이용의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영국은 공영방송이 발달하여 있는 환경을 반영하듯 방송에 대한 이용이 더 늘어난다. 하지만 세대로 조사결과를 세대별로 나눠보니 젊은 세대로 갈수록 웹/모바일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이용이 늘어난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이용자가 의존하는 미디어에 대한 차이가 세대별로는 극명히 갈리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해당 미디어를 더 많이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
[출처: Global Web Index(3)]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사람들은 동영상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데 OTT 기기를 통해 특화된 동영상 서비스를 즐기고 젊은 세대일수록 웹/모바일에서 즐기는 동영상에 대한 이용량이 늘어남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내용적으로는 어떠한 동영상을 즐길까? 이에 대해서는 아래의 그래프가 의미를 던진다.

 

아래는 미국의 OTT 동영상의 장르별 재생 비율을 집계한 그래프다. 2019년 2분기에 비해 2020년 2분기에 증가한 동영상 장르만 꼽아보자. 액션·어드벤처, 로맨스, 가족, 애니메이션이 증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인 이용비율을 고려해볼 때, 액션·어드벤처 장르에 대한 재생 점유율이 증가했다는 점은 수치상 의미가 있다. 반면 전년에 비해 감소한 장르는 드라마, 스릴러, 미스터리, 픽션, 범죄, 호러다. 수치상으로 볼 때 다소 어둡고 침울한 내용에 대한 동영상 이용은 줄어들고 밝고 희망적인 내용의 동영상에 대한 재생은 늘어나고 있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

미국 OTT 동영상의 장르별 재생 점유율 비교(2019년 2분기 vs. 2020년 2분기)
[출처: statista.com(4)]

종합해보면 특화된 동영상 서비스, 다시 말해 ‘온라인’을 통해 전송되는 ‘밝고’, ‘가볍고’, ‘즐거운’ 동영상 서비스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주목받을 만한 동영상 서비스다. 특히 젊은 연령층으로 갈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사업자의 입장에서 구매력 높은 젊은 층의 이용자를 잡아야 하므로 이렇게 코로나19 시대 부각될만한 서비스적 특성은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지점일 것이다.

 

 

지각변동의 조짐, 돌출되는 서비스

 

2021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전망하고자 몇몇 조사들을 살펴보니, 결국에 처음의 논의로 돌아가게 된다. 2020년 눈에 띄게 부각되고 있는 서비스를 찾아보게 된다는 말이다.

 

아래 그림은 스트리밍이 가능한 가구의 TV 사용량 중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 비율과, 그 스트리밍 서비스 비율 안에서 서비스별로 점유하고 있는 비율을 나타낸 그림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 2분기를 기준으로 한 자료다. 스트리밍이 가능한 가구의 TV 사용량 중 스트리밍 서비스 비율은 25%, 이 중에서 넷플릭스의 서비스 비율은 34%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유튜브(YouTube) 20%, 훌루 11%, 아마존 8% 순으로 점유율을 보인다. 그런데 끄트머리 순위에 걸려있는 서비스가 있다. 디즈니플러스다. 앞서 2020년 미국 동영상 OTT 서비스 순위에서도 등장했던 디즈니플러스가 또다시 보인다.

 

 

 

스트리밍이 가능한 가구의 TV 사용량 중 스트리밍 비율(좌)에서 서비스별 동영상 스트리밍 보급률(우)

[출처: The Nielsen Company(5)]

그러고 보니, 디즈니플러스는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s),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Walt Disney Animation Studios),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Pixar Animation Studios),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디즈니 TV 애니메이션(Disney Television Animation) 등으로부터 콘텐츠를 제공 받는다. 라인업이 강력하다. 디즈니라는 브랜드가 상징하듯 미국 내에서 콘텐츠 사업자로서 입지도 탄탄하고 시가총액도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디즈니플러스의 강점이라고 하면 콘텐츠가 연령대에 맞춰 폭넓게 분포되어 있고 캐릭터나 장난감 등 연계한 상품이 많이 생산될 만큼 이용자에게 친화적인 서비스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디즈니플러스의 서비스적인 특성은 ‘온라인’을 통해 전송되는 ‘밝고’, ‘가볍고’, ‘즐거운’ 동영상 서비스가 아닌가? 몇몇 조사결과의 사례로 이러한 판단이 섣부를 수 있지만, 그래도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합리적인 예측도 어느 정도는 해볼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가 2020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기간 동안 가입자 수를 어느 정도 확보했는지 아래 그래프를 보면, 4분기에는 7천3백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1분기 가입자 2천6백만 명 가입자에 비해 2.8배가 늘어났다.

 

디즈니플러스가 2019년 말에 론칭해 1년 만에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거치며, 가입자 수 측면에서 지속해서 확장한 것이다. 이쯤 되면, 한번 조심스레 판단해볼 수 있다. 2020년에 론칭 1년도 안 되어서 미국 내에서 상위 10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포함되고, 코로나19 기간에 지친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기존에 굳힌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는 서비스. 사실 강력한 브랜드 이름으로 인해, 언제나 상위권의 성적에 들어도 별로 어색하지 않은 동영상 스트리밍 영역의 떠오르는 강자. 바로 디즈니플러스가 아닐까 하는 점 말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될수록 학생들이 학교에 못 가고 가족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그 확장성이 기대되는 서비스가 디즈니플러스이기도 하니, 조심스레 내년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승자는 디즈니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한 번 예측해본다.

 

디즈니플러스의 전 세계 가입자 수 추이(2020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단위: 백만)
[출처: statista.com(6)]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report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에 실린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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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www.parksassociates.com/blog/article/pr-11182020
2. https://blog.adobe.com/en/publish/2020/08/13/5-covid-19-driven-video-content-consumption-trends-to-watch.html#gs.ls87s4
3. Global Web Index (2020. 4.). Coronavirus Research. Series 4: Media Consumption and Sport.
4.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1110911/ott-playback-share-by-genre-us
5. The Nielsen Company (2020. 8. 18.). BEYOND SVOD: AD-SUPPORTED STREAMING IS STARTING TO STAND OUT AS VIDEO OPTIONS MULTIPLY.
6.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1095372/disney-plus-number-of-subscriber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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