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01] iOS 14의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 변화를 둘러싼 Facebook과 Apple의 대립, 그 속내는 – 프라이버시 보호와 반독점, 그리고 기업의 이익

 In KISA Report

iOS 14의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 변화를 둘러싼 Facebook과 Apple의 대립, 그 속내는  – 프라이버시 보호와 반독점, 그리고 기업의 이익

이진규 ([email protected])

네이버주식회사 개인정보보호책임자 (이사)

들어가며

Facebook은 지난 ‘20년 12월 16일, 17일 등 이틀에 걸쳐 ‘Apple iOS 14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가 몰고 올 부정적 영향에 대한 주장을 The New York Times, The Washington Post, The Wall Street Journal 등 미국 내 주요 일간지에 전면 광고 형식으로 게재했다. 온라인 플랫폼이 오프라인 매체에 전면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닌 데다, 대규모 기술 플랫폼의 충돌(소위 “Clash of the Tech Giants”)이 전격적으로 표면에 부상한 것이라서 작지 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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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Facebook이 미국 주요 일간지에 게재한 iOS 14의 정책 변화 관련 전면 광고 (출처: Facebook)]

일부에선 이를 기업이 소비자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시각 차이에 기인한 대립으로 본다. Apple은 소비자를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customer)’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Facebook, Google 등의 기업은 소비자를 ‘이용자(user)’로 인식하고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Apple의 CEO인 Tim Cook이 “우리의 사업은 소비자에 관한 정보를 보유하는 것에 기반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우리의 제품이 아니다(Our business is not based on having information about you. You’re not our product.).”라고 발언한 것과, 지난 ‘19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행사에서 Apple이 행사장에 인접한 고층 건물에 “고객의 iPhone에서 발생한 일들은 항상 iPhone 내에만 머무릅니다(What happens on your iPhone, stays on your iPhone.).”이라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건 것 등이 이와 같은 Apple의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Facebook과 Google등의 ‘광고 플랫폼’에게 진정한 고객은 소비자가 아닌 광고주(advertisers)이며, 소비자는 단지 광고 사업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생성하거나 제공하는 이용자(users)일 뿐이라는 주장이다.(1)

그러나,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기업의 주장과 실제 사업 전략을 위한 기업 내부의 (주로 은밀하게 논의되는)고려사항이 항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Apple이 ‘고객 프라이버시의 수호자’로 외부에 비춰지는 것과 그 외의 온라인 광고 플랫폼 사업자가 ‘프라이버시의 약탈자’로 비춰지는 것이 현상의 진실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해당 사업자들 간의 경쟁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사안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글은 iOS 14의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 변화를 둘러싼 Facebook과 Apple의 대립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iOS 14의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 변화

Apple은 ‘20년 하반기에 iOS 14 시리즈(iOS14, iPadOS 14, tvOS 14 등)에 큰 폭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를 적용했다. iOS 14 시리즈에 적용된 주요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는 다음과 같다.(2)

  • Recording Indicators: 앱이 카메라나 마이크를 사용하는 경우, 무선 통신 아이콘 상단에 위치한 ‘상태 바’ 영역에 초록색(카메라 사용 시)과 주황색(마이크 사용 시) LED 표시가 노출됨. 카메라나 마이크를 사용한 앱을 닫은 후, ‘Control Center’로 진입하면 직전에 사용했던 앱 이름과 카메라/마이크 아이콘이 노출되어 어떤 앱이 카메라와 마이크에 접근했는지 확인할 수 있음
  • App Nutrition Labels: 앱을 다운로드 하기 전에 해당 앱이 어떤 프라이버시 행태를 보이는지 살펴볼 수 있는 ‘요약’ 페이지를 노출함. 이를 통해 이용자와 연계되어 있는 정보(Data Linked to You)와 이용자를 추적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정보(Data Used to Track You)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음. 식료품의 ‘영양 표기(nutrition label)’와 유사한 방식이며, App Store Privacy Reports, App Privacy Details 등으로도 불림
  • App Tracking Controls: 여러 앱에 걸친 이용자 활동을 추적(Tracking)하려는 앱은 이용자에게 추적 여부를 팝업 창으로 알리고, 반드시 “명시적 사전 동의”를 획득해야 함. 이용자들은 설정 > 프라이버시 > 추적 항목에 있는 “Allow Apps to Request to Track”을 off로 설정하는 경우, 이와 같은 동의 팝업창이 노출되지 않도록 할 수 있음
  • Approximate Locations: 앱이 이용자의 위치를 요구하는 경우, 이용자는 정확한 위치가 아닌 ‘일정한 수준의 대략적 위치’만을 확인할 수 있게 함. 이용자들은 설정 > 프라이버시 > 위치 서비스 항목에 있는 “Pre cise Location”을 off로 설정하면 어떠한 앱이라도 언제나 대략적인 위치만 확인할 수 있게 할 수 있음
  • Clipboard Access: 앱이 클립보드에 접근하는 경우, Apple은 어떤 앱이 클립보드에 접근해서 Clipboard에 복사되어 있는 콘텐츠를 복사하려 시도하는지 배너를 띄워서 경고해 줌
  • 기타: 패스워드 모니터링 및 침해 패스워드 경고(Safari), 프라이버시 보고서(Safari), 위젯의 위치정보 접근 통제, 로컬 네트워크 접근 앱에 대한 동의, 와이파이 트래킹 제한, 사진첩 접근 제한, 온 디바이스 딕션(on-device diction), 주소록 자동입력 등

이와 같은 여러 변화 가운데 가장 처음에 주목받은 것은 Clipboard Access에 대한 통제였다. 이용자가 키보드를 통해 텍스트 등을 입력하는 경우, 일부 앱이 클립보드에 저장된 정보를 빈번하게 확인하는 행태가 많은 수의 이용자에 의해 확인되었고, 그 중 가장 먼저 뭇매를 맞은 것은 TikTok이었다. 언론은 “TikTok은 이용자가 입력하는 모든 데이터를 훔쳐간다.”며 전면적인 비판에 나섰다. TikTok측은 “6월 22일의 iOS 14 베타 릴리즈에 따라, 이용자들은 일부 인기있는 앱 사용 과정에서 경고창이 노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반복적인 스팸 행태(spammy behavior)를 확인하기 위해 적용한 기능으로 인해 노출되는 것이다. TikTok은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에 전념하고 있으며, 우리 앱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다.”라고 대응하면서, 해당 기능을 개선한 앱을 App Store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TikTok 외에도, ABC News, Reuters, The Wall Street Journal, Bejeweled, PUBG Mobile, Weibo, AliExpress Shopping App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앱 다수가 클립보드에 접근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카카오뱅크, 네이버 앱 등이 이용자의 텍스트 복사 및 붙여넣기 편의성을 위해 클립보드에 접근한 점이 보도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3)(4)

이용자 측면에서 iOS 14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를 가장 빨리 체감할 수 있게 된 것은 앱의 Clipboard 접근 시도였으나, 실제 온라인 생태계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App Nutrition Labels와 App Tracking Controls였다. 전자는 ‘20년 12월 8일에 적용되었고, 후자는 당초 실행 예정일까지 앱을 변경하여 정책을 준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다수 사업자의 빗발치는 항의로 인해 올해 초로 시행이 연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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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App Nutrition Labels을 확인할 수 있는 화면 (출처: ithinkdiff.com)]

App Nutrition Labels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앱이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지 찾아보기 불편했거나 이해하기 힘들었던 예전과는 달리 어느 앱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어떤 목적으로 수집하는지 매우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이용자들이 어떤 앱을 선택(다운로드 및 이용)할 것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최근 발생한 WhatsApp의 이용약관 및 Privacy Policy 개편과 관련하여, 사람들은 주요 모바일 메신저가 수집 등 처리하는 정보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면서 다른 앱으로 ‘망명’을 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10일부터 12일 동안 총 2,500만의 이용자가 Telegram에 가입했고, Telegram은 5억 이상의 활성 이용자를 보유하게 되었다. WhatsApp이 정책변화를 발표한 그 주에만 Signal은 전 세계적으로 880만여 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Signal과 Telegram은 여러 국가의 App Store와 Google Play에서 최상위 다운로드 앱으로 기록되었다. Tesla의 대표인 Elon Musk는 트위터에 “Use Signal(시그널을 사용하세요.)”라는 트윗을 1월 7일에 포스팅 했고, 전 세계는 이에 반응했다. 홍콩에서 80% 이상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WhatsApp은 이용자들 다수가 보안성이 높은 Signal로 이동하는 것을 하릴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App Nutrition Labels이 사람들의 앱 다운로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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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Signal, iMessage, WhatsApp, Facebook Messenger의 수집 정보 비교 [출처: Fortune]

그리고, 이제 iOS 14에서의 가장 큰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로 일컬어지는 App Tracking Controls의 전면 적용을 앞두고 있다. 사실, 이 정책의 일부는 이미 시행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정책은 크게 1) 설정을 통해 접근가능한 프라이버시 통제 메뉴에서 ‘어떤 앱이 나를 추적 하고 있는지’ 이용자가 직접 확인을 하고, 추적 권한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회수(revocation)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과, 2) (해당 정책의 전면 적용 후) 모바일 앱을 최초로 실행했을 때, 팝업창이 노출되면서 해당 앱의 추적 여부를 승인할 것인지 또는 금지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1)은 이미 시행되고 있으나, 2)의 경우 일부 이용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테스트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곤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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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20년 말 시점에 일부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App Tracking Controls 화면 (출처: 9to5Mac)]

App Tracking Controls의 이해

Apple의 설명의 의하면, App Tracking Controls의 요체는 소위 “App TrackingTransparency” 프레임워크를 통해 이용자를 추적하거나, 이용자 기기의 광고 식별자(IDFA)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 이용자가 통제권을 갖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한다. Apple이 추적(Tracking)이라 여기는 활동의 예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7)

<추적에 해당>

  • 다른 기업이 소유한 앱, 웹사이트로부터 수집한 이용자 데이터에 기반하여 특정 앱에서 타겟 광고를 노출하는 것
  • 데이터 브로커(data broker)에게 디바이스 위치 정보나 이메일 주소 리스트를 공유하는 것
  • 다른 개발자의 앱 사용자를 리타게팅(retargeting) 하거나 유사한 이용자를 발견하려는 목적으로 이메일 주소 리스트, 광고 아이디, 기타 유형의 아이디를 제3자 광고 네트워크에게 공유하는 것
  • 실제 SDK를 설치한 목적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특정 앱의 이용자 데이터를 다른 개발자의 앱에서 획득한 이용자 데이터와 결합하는 제3자 SDK를 설치하거나, 이와 같은 SDK를 통해 광고 효과성을 측정하는 것 (예: 애널리틱스 SDK를 통해 특정 앱에서 수집한 이용자 데이터를 다른 앱에서의 타겟 광고 노출을 위해 사용하는 것)

<추적에 해당하지 않음>

  • 특정 앱에서 획득한 이용자나 기기 데이터를 오직 (solely) 이용자 기기에서만 제3자 데이터와 연계하고, 이와 동시에 이용자나 기기를 식별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기 밖에 전송하지 않는 경우
  • 이용자 데이터를 공유 받은 데이터 브로커가 해당 데이터를 오직 부정행위 적발, 예방 또는 보안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동시에, 다른 개발자가 아닌 데이터를 공유한 개발자를 위해서만 사용하는 경우 (예: 데이터 브로커가 신용카드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

Apple은 iOS에서의 App Tracking Controls를 통해 앱 개발자가 이용자를 추적하는 것에 관한 통제권을 이용자에게 부여하려는 것인데, 이로 인해 가장 큰 변화를 겪는 것은 공교롭게도 이용자가 아닌 광고 산업 생태계로 보인다. 광고 업계는 Apple 생태계에서의 이용자를 추적하여 효과적인 타겟 광고를 집행하기 위해 Apple이 제공하는 광고 식별자인 “IDFA(Identifier for Advertisers)”를 자유롭게 사용해왔다. Apple은 지난 2012년도에 UDID(Unique Device Identifier)와 MAC(Media Access Control)의 사용을 대체하여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IDFA를 도입했다. UDID, MAC 주소 등의 정보는 기기와 연계되어 있지만, 이용자가 이를 변경할 수 없거나, 변경이 매우 어려운 특징이 있었기에 영속적인 식별자로 여겨졌다. Apple은 2013년도에 iOS6의 출시를 통해 UDID에 접근을 요청하는 앱의 등록을 거부했고, iOS 11부터는 MAC 주소를 전송하는 것을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IDFA는 개발자가 광고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영속 아이디가 되었다.

Apple은 이러한 영속 광고 식별자인 IDFA에 대한 접근을 크게 제한하기로 했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 App Tracking Controls를 통해 이용자의 ‘명시적 동의’를 획득하는 경우에만 IDFA를 획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는 단 한번의 동의(승인)로 전체 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앱마다 이용자의 동의를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동의 기회는 특정 앱에 1회만 부여된다. 즉, 앱 개발자는 이용자가 해당 앱을 삭제하고, 재 설치하지 않는 이상 앱 추적에 관한 IDFA 획득 동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단 1회만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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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iOS 13 이전의 IDFA 접근[좌] 및 iOS 14 이후의 IDFA 획득[우] 방식 비교(출처: ClearCode)]

Apple은 이와 같은 변화로 인해 광고 효과성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광고 사업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SKAdNetwork API를 제시하여, 이용자가 앱 내의 광고를 터치하여 다른 앱을 설치한 경우 전환(conversion, 여기에서는 앱 설치를 의미함)이 발생한 이후 24시간 이내에 Adnetwork ID, Campaign ID, App ID, Transaction ID, 어트리뷰션 서명, 전환 값 등을 제공하여 IDFA 획득 곤란으로 인한 광고 효과성 측정의 어려움을 상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고 업계는 이들 정보만으로는 기존에 IDFA를 이용하여 확인했던 광고 효과성 측정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Facebook vs. Apple의 공방

이와 같은 iOS 14에서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대응한 기업은 Facebook이다. 미국 내 주요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게시하면서 “소규모 사업자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 “현재 누리고 있는 자유로운 인터넷을 지키기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이다.”라며 전면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Facebook은 iOS 14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가 광고 생태계, 특히 타겟 광고에 의존하는 소형 사업자들에게 재앙 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한 설명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Facebook은 iOS 14의 변화로 인해 광고주가 모바일 기기 및 웹에 걸쳐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도달하여 그들의 행태를 이해하고, 이용자의 적극적 관여를 이끌어내는 역량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서서히 “광고 효과성 및 개인화를 저하시키고, 개별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광고주의 역량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8)

<iOS 14의 변화로 인해 제한될 것으로 예측되는 광고주의 역량>

  • 이용자-사업자의 연대(engagement)를 기반으로 하여 효과적으로 광고를 제시하는 역량
  • 일정한 고객으로부터의 전환 성과를 측정 및 보고 받을 수 있는 역량
  • 적합한 시간 간격으로 가장 적절한 이용자들에게 광고를 전달할 수 있는 역량
  • iOS 14 이후 버전을 사용하는 특정한 사람들의 앱 설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역량
  • 특정 시간대역에서 행위당 광고 비용을 예측 및 최적화하고 광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역량

Facebook은 이와 같은 변화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는데, 이에 의하면 Facebook이 제공하는 모바일 앱에서 광고를 운영하는 소규모 사업자가 고객을 발견하기 위해 자신이 수집한 데이터를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광고 목적으로 지불한 1달러 당 60% 이상의 판매 감소를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이는 결국 소규모 사업체가 큰 기업들과 경쟁하는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제한하여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Facebook의 광고 및 비즈니스 제품 영역 부사장인 Dan Levy는 ‘20년 말에 “소기업을 위한 발언(Speaking Up for Small Business)”이라는 글을 통해 Apple이 iOS14에 적용한 변화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Apple의 이익을 위한 것(More about Profit than Privacy)’이라며 Apple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Apple의 정책 변화가 창작자들로 하여금 광고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거하여 결국 구독이나 인 앱 구매(in-app purchase) 모델에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창작자들이 Apple에 지불하는 15% – 30%에 이르는 ‘애플 세(Apple Tax, 앱스토어 수수료를 의미함)’를 더 거둘 수 있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는데, 결국 Apple은 이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확보하게 되어 감소하는 하드웨어 사업부의 매출을 보충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더 많은 ‘무료 서비스’를 잃게 될 것이라는 지적을 한 것이다. 또한, Apple은 스스로 만들어 놓은 iOS14의 변화로부터 ‘셀프 면제’를 적용하여 광고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지만, 다른 기업들은 정책을 차별적으로 적용 받아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9)

Facebook이 작년 12월 초, 미국 주요 일간지에 게재한 2편의 전면광고는 각 ‘소기업의 보호’와 ‘무료 인터넷의 보호’를 주된 주제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러한 광고의 주제와 Dan Levy의 주장은 Facebook이 iOS 14 변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입장이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Facebook의 주장에 대해 Apple CEO인 Tim Cook은 Dan Levy가 글을 게시한 바로 다음날, “우리는 이용자들이 자신에 관해 수집되는 정보와, 그러한 정보가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을 가져야만 한다고 믿는다. Facebook은 여전히 기존과 마찬가지로 앱과 웹사이트에서 이용자를 추적하는 행태를 유지할 수 있다. iOS 14의 App Tracking Transparency는 단지 이용자의 승낙을 먼저 구하라는 것이다.”라며 트윗으로 반박했다. 또한, Tim Cook은 Facebook 앱에 적용될 App Tracking Controls 화면을 트위터에 게시하여 Facebook이 이용자 프라이버시에 관심이 없고, 이용자의 활동을 추적하여 타겟 광고를 내보낼 궁리만 하는 기업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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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Facebook의 iOS 14 정책 변화 비판에 대해 Apple CEO Tim Cook이 남긴 트윗 (출처: 트위터)]

또한, Apple측은 자사 서비스가 iOS 14의 정책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제받는다)는 Facebook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해당 정책은 Apple의 자사 서비스를 비롯하여 모든 iOS 생태계 서비스에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 밝혀 Facebook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다.

Facebook과 Apple의 대립에 있어 이용자들을 비롯한 세평은 대체로 Apple에 호의를 보이는 것으로 기우는 듯하다.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은 작년 12월 18일에 게시한 포스팅에서 Facebook의 광고 캠페인을 “우스운 것(laughable)”이라고 평가하면서, Facebook의 주장은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타겟 광고가 일반 광고나 맥락 광고(contextual ads)와 비교하여 어떤 지점에서 더 나은지가 명확하지 않으며, 타겟 광고를 통해 생성된 ‘추가 이익’의 대부분은 창작자에게 돌아가지 않고 데이터 브로커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국가 광고사업자 연합(ANA)의 추정에 의하면, “광고 기술세”를 고려했을 때, 광고에 $1이 집행될 때, 퍼블리셔는 30에서 40센트 정도의 수익을 가져가지만, 그 나머지 금액은 이용자 정보를 약탈하는 방식으로 이용하는 제3자 데이터 브로커에게 귀속될 뿐, 이미 망가진 시스템 내에서 고객에게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소기업에게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이용자를 타게팅하지 않는 광고는 낮은 광고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었고, 그로 인해 침해적인 프로파일링이나 타게팅을 포함하지 않는 대안적인 광고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 노력에 투입되어야 할 돈을 제3자 데이터 브로커에게 집중시킴으로써 현재의 데이터 탐욕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냈다는 설명인 것이다.(11)

그런데, Apple이 iOS 14에서 전면적으로 정책을 변화한 것은 Facebook만을 노림수에 넣은 것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온라인 광고 생태계에서 최상위 위치를 점하고 있는 Google도 포석에 둔 행태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Apple도 온라인 생태계에서 수익을 거두는 플레이어지만, Google과는 달리 Apple Device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에 전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반해 Google은 전 세계에 무료로 배포한 Android를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웹사이트 가운데 60% 이상은 Google의 트래커를 심어 놓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Google이 웹에서유지해 온 지배력도 여전히 공고하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Apple이 디바이스 판매로 인해 거두는 수익은 점차 하향세인데 반해 서비스를 통해 거두는 수익은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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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Apple의 수익 구조 변화 ’12. 1Q to ’20. 3Q (출처: Statista)]

이와 같은 수익 구조의 변화 트렌드가 이어지는 경우, Apple은 기존보다 앱스토어 수수료와 구독료(in-app purchase & subscription)에 더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겉으로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조하면서도 자사의 수익 모델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앱 개발자들의 수익 구조를 무료 광고에서 구독료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 매우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이것과는 별개로, 사람들이 Apple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뢰(trust)’도 마냥 높지만은 않다는 점도 iOS 14의 정책변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9년도에 2천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 조사에선 오직 24%의 사람이 “Apple이 이용자 데이터를 보호해줄 것이라고 신뢰한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16년도 3월의 설문조사 결과인 40%에 비해 매우 낮아진 것이다. 이와 같은 이용자의 낮아진 신뢰를 견인하는 것도 Apple 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조하고, 프라이버시를 수호하는 기업으로 포지셔닝 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Apple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낮아진 결과는 Apple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13)

나가며

위에서 살펴보았듯, iOS 14의 정책 변화를 둘러싼 Apple vs. Facebook의 대립에 있어 어떤 기업이 절대적인 선이고, 다른 기업은 절대적인 악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각자의 사업 영역을 둘러싸고, 기존의 이익을 수호하거나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표면상으로는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둘러싼 기업간의 캠페인으로 비춰지는 것일 뿐이다.

올해 1월 초, 영국 반독점 당국(CMA)은 Google이 Chrome 브라우저에서 제3자 쿠키를 제한하는 정책을 적용할 계획에 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플랫폼의 정책 변화에 반독점 당국이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영국 반독점 당국은 이와 같은 정책의 변화가 온라인 광고 영역에서의 경쟁자들에게 비용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조사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작년 10월에 Apple은 광고 기업 등에 의해 프랑스 반독점 당국에 고발을 당했다. Apple의 App Tracking Controls 적용으로 인해 광고 사업자 및 웹사이트 운영자가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게 된 것이 독점적 행태에 해당한다는 것이 고발의 이유였다.(14)

이와 같이 어떤 기업이 수행하는 프라이버시 보호 활동이 다른 기업에는 독점적 행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프라이버시와 반독점의 경계는 점차 모호하게 되어가고 있다. 데이터의 지배를 둘러싼 초대형 플랫폼 간의 이와 같은 대립과 반목은 앞으로도 더 자주 목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사업자 모두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내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도 그 기저에는 사업의 주도권을 뺏기 위한 피가 튀고 살점이 난무하는 치열한 전장에서의 방패막이일 뿐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이 내세우는 캠페인만으로 사안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할 것이다. 사안의 기저에 숨어있는 ‘이익(소위 “vested interest”)’이 무엇인지 항시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끝.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IS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에 실린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의 내용은 무단 전재를 금하며, 가공 또는 인용할 경우 반드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Report]라고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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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erry Nugent, “Clash of the Tech Giants”, 2019. 2. 3., URL: https://medium.com/m-h-o/clash-of-the-tech-giants-1d0d2a8d6723
2. 하기 내용은 WIRED에 게재된 “The iOS 14 Privacy and Security Features You Should Know(’20. 9. 20.)”의 내용을 기반으로 Apple 웹페이지 등을 기반으로 재편집했음
3, 4. Naked security, “iOS 14 flags TikTok, 53 other apps spying on iPhone clipboards”, 2020. 6. 13., URL: https://nakedsecurity.sophos.com/2020/06/30/ios-14-flags-tiktok-53-other-apps-spying-on-iphone-clipboards/
5. Nikkei Asia, “Asians dump WhatsApp for Signal and Telegram on privacy concerns”, 2020. 1. 14., URL: https://asia.nikkei.com/Business/Technology/Asians-dump-WhatsApp-for-Signal-and-Telegram-on-privacy-concerns
6. 9to5Mac, “Some iOS 14 users now seeing Apple’s new tracking pop up, full rollout expected in early 2021”, 2020. 12. 23., URL: https://9to5mac.com/2020/12/23/ios-14-tracking-prompt-rollout/
7. Apple Developer Site, “User Privacy and Data Use”, accessed on 21. 1. 17., URL: https://developer.apple.com/app-store/user-privacy-and-data-use/
8. Facebook for Business, “How Apple’s changes may significantly limit your marketing efforts”, accessed on 21. 1. 01., URL: https://www.facebook.com/business/apple-ios-14-speak-up-for-small-business/impact-on-ads-marketing
9. Dan Levy, “Speaking Up for Small Businesses (Facebook for Business)”, 2020. 12. 16., URL: https://www.facebook.com/business/news/ios-14-apple-privacy-update-impacts-small-business-ads
10. 해당 트윗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 – https://twitter.com/tim_cook/status/1339720611313065984
11. 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 “Facebook’s Laughable Campaign Against Apple Is Really Against users and Small Businesses”, 2020. 12. 18., URL: https://www.eff.org/deeplinks/2020/12/facebooks-laughable-campaign-against-apple-really-against-users-and-small
12. Ghostery, “Ghostery Study: 79 Percent of Websites Globally Are Secretly Tracking Your Personal Data”, 2018, URL: https://www.ghostery.com/press/ghostery-global-tracking-study/
13. The Wall Street Journal, “Apple’s Cold War Over Privacy Turns Hot”, 2019. 2. 2., URL: https://www.wsj.com/articles/apples-cold-war-over-privacy-turns-hot-11549083606
14. The Wall Street Journal, “Google Chrome Privacy Plan Faces U.K. Competition Probe”, 2021. 1. 8., URL: https://www.wsj.com/articles/google-chrome-privacy-plan-faces-u-k-competition-probe-11610119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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