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02] 페이스북의 기후 정보 공유, SNS 사업자로서 얻는 것이란
페이스북의 기후 정보 공유, SNS 사업자로서 얻는 것이란
최홍규 ([email protected])
EBS 연구위원 / 미디어학 박사
페이스북의 기후과학정보센터 개설
페이스북은 지난 2020년 9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후과학정보센터(Climate Science Information Center on Facebook) 개설을 알렸다. 기후과학정보센터는 페이스북 네트워크 공간에서 공유되는 서비스이며 국제연합(UN, United Nations),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국립해양대기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등을 출처로 하여 다양한 기후 정보를 제공한다. 해당 출처에서 생산되는 뉴스 링크를 제공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세계 기후와 관련하여 다양한 가짜뉴스를 걸러내고 기후의 변화 과정을 대중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취지로 기후과학정보센터를 개설했다고 한다. 실제로 기후과학정보센터(facebook.com/climatescienceinfo)에는 기후 변화에 대한 사실, 기후 관련 기관 링크, 관련 뉴스와 메시지가 노출되어 있다. 페이스북은 30억 명 이상 사람들이 연결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페이스북의 책임을 다하고 진정한 변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도 밝혔다.
페이스북 기후과학센터 개설의 가장 중요한 계기는 역시 코로나19인 듯하다. 페이스북에서는 전 세계 30억명의 사람들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전문가들과 연결되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실제 페이스북의 코로나19 정보센터에서는 20억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보건 당국의 정보가 공유되었고 6억명의 사람들이 자세한 정보를 열람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전 세계에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페이스북의 네트워크가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재난을 이겨내는데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기후과학정보센터도 이러한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까?
페이스북 기후과학정보센터의 주요 기능
2021년 2월 18일 페이스북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페이스북 기후과학정보센터는 서비스를 지속하여 확장하고 개선하고 있다. 일례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식물에 피해를 주고 북극곰 개체 가 감소한다는, 일종의 기후 관련 신화에 대한 진실을 폭로하는 섹션을 추가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진실을 보다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에서는 예일, 캠브리지 등 대학에서 기후 관련 전문가를 영입했다고도 한다. 이들 전문가들이 밝힌 내용을 통해 가짜뉴스를 더욱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또한, 영국의 기후 관련 게시물에는 ‘정보 라벨(information label)’을 노출하여 사람들이 더 많은 기후 관련 정보를 얻고 싶을 때 페이스북 기후과학정보센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정보 라벨을 노출하는 기능을 보다 많은 국가에 제공하겠다고 언급했다.
페이스북이 얻는 것
페이스북의 기후과학정보센터는 페이스북의 많은 사회 공헌 활동 중 하나의 사례다.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를 제공하는 서비스 사업자로서 정보를 매개로 한 다양한 캠페인을 펼쳐왔는데 특히 가짜뉴스 대응에 대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기후과학정보센터의 주요 역할들을 살펴봐도 페이스북이 기후 변화에 대한 가짜뉴스가 확산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취지가 강하다. 페이스북이 사업자로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정보의 품질을 유지해야 하고 이로써 이용자의 이탈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기후과학정보센터와 같은 페이스북의 사회 공헌 활동은 서비스 사업자로서 존립이 걸린 중요한 활동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페이스북이 ‘정보를 매개로 하는’ 사회 공헌 활동을 하여 얻는 또 다른 주요 이점은 세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우선, 더욱 치열해지는 SNS 시장에서 돌출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페이스북의 실제 사용자(active user)는 지난 1월 기준으로 27억 4천만 명으로 추산된다. 아직까지는 전 세계 1위다. 하지만 유튜브, 왓츠앱, 인스타그램, 위챗, 틱톡 등과 같은 서비스들도 그 영향력이 감소되는 추세는 아니기 때문에 1위 유지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인들이 친구맺기를 하여 더욱 견고한 관계를 바탕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공간이기 때문에 ‘신뢰’를 소재로 하는 사회 공헌 활동이 페이스북을 SNS 서비스들 중에서도 돌출되도록 만들 수 있다. 이번 페이스북 기후과학정보센터의 경우에도, 플랫폼의 특성상 유튜브나 왓츠앱에서는 혹은 인스타그램에서는 하기 힘든 유형의 사회 공헌 활동이고 정보의 신뢰를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더욱 부각하는 효과를 얻기 쉽다.
다음으로는 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명분이다. 페이스북이 가짜뉴스의 폐해를 막겠다고 몸소 나서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가짜뉴스에 대한 폐해가 크게 나타나는 곳도 페이스북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거느린 서비스이므로 거짓 정보 확산을 막아야 하는 사회적 책임도 크다. 사람들을 네트워크와 뉴스피드에 관여하게 함으로써 서비스 효과를 얻고 사업적 이익을 거두는 기업이기 때문에 거짓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막아야 하는 의무 아닌 의무가 부여된 것이다. 페이스북이 정보를 매개로 하는 사업과 서비스를 지속하려면 어찌 되었든지 간에 정보가 오염되는 것을 막아보려는 시도는 적극적으로 하는 모양새를 보여야 이용자도 서비스에 대한 지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미지다. 전 세계를 걱정하는 이미지 말이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웹/모바일 서비스 이용자를 한 공간에서 만나게 해주는 글로벌 SNS 서비스의 문을 연 사업자다. 그러니 사회 공헌 활동 범위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야 페이스북의 서비스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 사회 공헌 테마 역시 전 세계 인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테마로 잡아야 한다. ‘기후’야 말로 전 세계 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테마가 아닌가. 이로써 페이스북은 전 세계인들이 사는 곳인 이 지구를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얻게 될 것이다. 페이스북으로서는 전 세계적으로 펼치는 사회 공헌 활동이자, 전 지구적인 사회 문제를 건드리는 사회 공헌 활동을 함과 동시에, 전 세계적ㆍ전 지구적으로 유일한 광고를 해낸 것이다.
이번 페이스북의 기후과학정보센터 이슈는 페이스북의 사회 공헌 활동의 목적과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 세계적, 전 지구적인 테마를 중심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며 자사 사업과 서비스에 위해적 요소에도 미리 대응하는 방식. 여느 기업들이 하는 사회 공헌과 다를 바는 없다. 단지, 범위와 규모가 어마어마할 뿐. 또한, 매우 바람직한 글로벌 기업의 모습이 ‘슬쩍’ 엿보인다는 것쯤이 다르다.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IS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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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 https://about.fb.com/news/2020/09/stepping-up-the-fight-against-climate-change |
2, 3. | ⇡ | https://about.fb.com/news/2021/02/connecting-people-with-credible-climate-change-information |
4. | ⇡ |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272014/global-social-networks-ranked-by-number-of-us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