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 CES 2020 행사에서 가장 핫(hot)했던 제품

 In KISA Report

CES 2020 행사에서 가장 핫(hot)했던 제품 – Tech Giant의 프라이버시 보호 활동의 강조

이진규 ([email protected])

네이버주식회사 개인정보보호책임자(이사)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CES 2020 행사는 다양한 가전제품 및 이의 구동에 필요한 기술을 소개하는 ‘쇼(show)’라는 점을 입증하였다. 가전제품과 이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S/W(알고리즘), 주변기기, 네트워크 등이 소비자의 선택과 더 큰 시장이라는 기회를 놓고 각축을 벌였다. 매년 CES 행사가 마무리되고 나면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그에 따라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제품 10선”, “올해 행사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 OO개” 등으로 2차 가공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올해의 가장 ‘핫(hot)’했던 제품은 무엇일까? SONY가 내놓은 전기자동차인 Vision-S(실제로는 SONY의 응용 광학 기술)나 삼성의 인공지능 가정관리 로봇인 Ballie, 또는 Impossible Foods의 ‘식물 기반 육류’ 상품인 Impossible Port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일부의 사람들이 개인 맞춤형 화장품 제조기기인 L’Oreal Perso를 언급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CNN이 한 보도의 헤드라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올해 CES 2020 행사에서 가장 핫(hot)했던 제품은 다름 아닌 ‘프라이버시(privacy)’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내용이 논의가 되었는지 살펴본다.

Google Assistant의 프라이버시 보호 명령어 추가

Google은 음성 AI 비서 서비스인 ‘Voice Assistant’에 아래 2개의 새로운 프라이버시 보호 명령어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 “Hey Google, that wasn’t for you”: 의도하지 않게 Google Assistant가 활성화되어 청취한 음성을 삭제하는 기능
  • “Hey Google, are you saving my audio data?”: 프라이버시 통제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련 ‘설정’ 화면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기능

이와 같은 추가 음성 명령은 Google이 작년 말에 추가한 음성정보 전체 삭제 기능(“Hey Google, delete everything I said to you this week”) 및 이용자가 프라이버시 및 보안과 관련하여 가장 빈번하게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는 기능(“Hey Google, how do you keep my information private?”)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Facebook“Privacy Checkup” 업데이트

Facebook은 기존에 이용자들이 스스로 프라이버시 관련 설정을 진행할 수 있는 도구인 “Privacy Checkup”을 대규모로 업데이트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능은 주로 포스트, 프로필 정보, 연결된 앱을 누가 볼 수 있는지를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프라이버시 통제권을 이용자에게 부여한 것이다.

Privacy Checkup의 재편된 4개 토픽 [출처: Facebook]

업데이트된 Privacy Checkup은 기존의 3개 카테고리를 4개 토픽, 8개 그룹으로 재편하였다. 재편된 토픽에는 ▲내가 공유한 것을 볼 수 있는 사람들 ▲계정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법 ▲사람들이 Facebook에서 나를 발견하는 방법 ▲Facebook에서의 데이터 설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중앙 탭에서는 누가 나의 프로필 정보를 열람하고, 친구 요청을 보낼 수 있는지, 어떻게 로그인 경고를 활성화할지, 제3자 앱에 대한 승인 설정을 어떻게 할지 등을 확인하고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규모 개편에도 불구하고 Facebook이 Cambridge Analytica 스캔들 이후로 세계 각국의 규제 당국으로부터 요구받아온 프라이버시 개선 이슈는 외면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개편된 Privacy Checkup이 소위 ‘off-Facebook’활동을 Facebook이 추적하는 것을 제어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점 등이 있다.

Ring의 앱 업데이트

Amazon이 보유한 가정 보안/도어벨(doorbell) 기업인 Ring은 앱 업데이트를 발표하여, 경찰이 영상 정보를 요청하는 경우 정보 제출을 하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는 옵트 아웃(opt-out) 기능을 추가했다. 이와 같은 기능은 앱에 새롭게 도입된 ‘Control Center’를 통해 제공되는데,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연결된 기기, 제3자 서비스 연동 등도 함께 관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Ring의 대처는 경찰 관서와의 제휴를 통해 Ring 도어벨이 설치된 위치 등의 정보를 경찰에 제공해온 사실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점과, 이에 반대하는 해커들이 이용자의 계정 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등 항의성 대응을 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1992년 이후 CES 행사에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Apple

전직 Apple CEO John Sculley가 ‘Newton personal digital assistant’를 CES에 출품 한지 거의 30년 만에 CES 행사에 참가한 Apple은 제품이 아닌 ‘프라이버시’를 무기로 내놓았다. Apple의 Global Privacy 고위 임원인 Jane Horvath가 “chief Privacy Officer Roundtable: What Do Consumers Want?”라는 프라이버시 주제의 고위 라운드테이블 세션에 참석한 것이다. 여기에는 Facebook의 대외정책 및 개인정보보호 책임자인 Erin Egan을 비롯하여 FTC 위원인 Rebecca Slaughter도 참석하였다.

Apple의 Jane Horvath는 iPhone 데이터를 열람하기 위해 백도어를 제작하여 제공하는 것이 결코 테러와 같은 범죄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은 아니라는 기존의 기업 입장을 재인하였다.

다만, 아동 학대(child abuse)와 같은 범죄 대응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며, iCloud에 업로딩 되는 이미지를 스캐닝하여 아동 학대와 관련 있는 영상물을 수사기관에 제보하는 등 필요한 지점에서는 법집행기관과의 적절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 지점에서 일부 프라이버시 비평가들은 Apple이 필요에 따라 프라이버시를 기업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하였다.

나아가며

Google은 CES 2020 직후, 소위 ‘Privacy Sandbox’ 이니셔티브*의 추진과 관련한 일련의 대응을 하나씩 발표하고 있다. 향후 2년 이내에 “3rd party cookie”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고 밝혔고, 연이어 User-Agent String도 제거할 예정임을 밝혔다. 특히, 후자에 대해서는 Apple(Safari), MS(Edge), Mozilla(Firefox)도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전체 브라우저 시장으로 확대될 것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CES 이후에도 꾸준히 프라이버시 보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근본적으로 ‘가전’을 주제로 한 행사에서 프라이버시가 가장 핫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는 점은 테크 기업들이 해당 이슈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점차 기업의 경쟁력(competitive edge)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시장 정보 전문 분석기업인 eMarketer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Victoria Petrock은 CNN Business와의 인터뷰에서 프라이버시가 올해 CES의 ‘핫 토픽’이라며, 테크 기업들은 “그들이 프라이버시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관전평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프라이버시 영역이 강력한 규제라는 감시의 눈에 포착된 현상이 있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강조 움직임(소위 ‘defensive move’)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점이다.

CES 행사의 초점이 점차 제품에서 서비스로, 서비스에서 고객과의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강조라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CES 2019에서 Apple이 행사장 밖의 건물에 대형 현수막을 통해 iPhone의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강조한 것이나, CES 2020에서 여러 Tech Giant가 프라이버시를 강조한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참고: Privacy Sandbox: Google Chrome팀이 2019년도 8월에 발표한 이니셔티브로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고 개방형 무료 오픈 에코시스템을 지속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활동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report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에 실린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의 내용은 무단 전재를 금하며, 가공 또는 인용할 경우 반드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Report]라고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Recent Posts
Contact Us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주세요.

Not readable? Change text. captcha 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