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01] CES 2021에서 주목할 인공지능 제품2021-02-062021-05-20https://hiic.re.kr/wp-content/uploads/2018/08/asset3.pngHIIChttps://hiic.re.kr/wp-content/uploads/2018/08/asset3.png200px200px
CES 2021을 디지털 버전으로 온라인에서 개최하면서 사람들이 더 많은 섹션과 전시 공간을 방문할 수 있게 되었지만 오히려 부스 사이를 걸어 다니면서 우연히 발견하는 즐거움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올해는 여러 가지 이유로 참가 기업이 축소되면서 미국, 중국, 한국, 유럽 기업의 팽팽한 경쟁이 사라진 듯한 느낌이 들어 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2천여개의 전시 기업, 15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온라인 참여, 700개에 달하는 스타트업, 100시간 이상의 컨퍼런스가 이루어졌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혁신상을 받은 많은 제품과 대기업 및 스타트업에서 내놓은 인공지능 기술 활용 제품을 한 번 확인해 보는 것은 인공지능 기술로 어떤 컨수머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거나 기존 제품을 개선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몇 가지는 코비드-19 시대에 맞춰 가정에서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용도로, 일부 제품은 살균을 위한 용도의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눈에 띄는 많은 제품은 바로 코비드-19과 관련된 제품인데, 가장 럭셔리 한 것은 레이저(Razer)의 스마트 마스크이다. 실제로 만들지는 모르지만 전자 기술을 동원한 고급형 마스크는 저렇게까지 만들 수 있구나 하게 만들었다.
또한 여러 회사들이 이번에 게이밍을 위한 기술과 제품을 들고 나온 것도 결국 가정에서의 엔터테인먼트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 PC 시대를 맞이한 느낌이 들 정도로 게임용 PC를 위한 칩과 보드, 게이밍 랩탑들이 쏟아져 나왔다.
주요 기업의 키노트와 프레스 컨퍼런스를 중심으로 하는 신제품 발표도 중요하지만, 요소 요소에 흥미를 끄는 인공지능 기술 활용 제품들이 등장했고 이번 글에서는 그런 제품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일단 인공지능과 관련된 주요 대기업의 발표를 요약해 본다.
인텔 모빌 아이는 자율 주행차를 위한 세 가지 기술 군을 얘기했는데, 도로 경험 관리 (REM) 매핑 기술, 신뢰 민감 안전(RSS)과 규칙 기반의 운전 정책,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기술을 중복으로 운영해 상호 보완하는 기술이다. 2025년에 라이다 SoC를 채용할 것이라는 발표가 흥미롭고, 2304개의 채널을 갖는 소프트웨어 정의 이미징 레이더 시스템도 제시했다.(1)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사이버보안 이슈를 크게 강조하면서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간의 기본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2) 기술에 대한 인간의 제어를 유지하도록 새로운 가드레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상업화하면서 편견과 차별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요구했다.
아마존은 처음으로 알렉사 에이전트를 커스터마이징해서 자체 소프트웨어에 탑재할 수 있는 ‘알렉사 커스텀 어시스턴트’를 발표했다. (3) 이는 애플의 카플레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생각 외로 대기업에 의한 주요 발표 중에 인공지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술과 제품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것은 이번 CES 2021이 흥미로운 신제품 발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벤트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이다. 오히려 이번 CES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 인공지능은 아마도 CES 전체를 기술적으로 지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동 통역 서비스였다. 그러나 여전히 영-한 통역은 아직 갈 길이 멀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인지하게 했다.
1.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흥미로운 제품들가. 오티콘 모어(Oticon More)
전세계 지사를 갖고 있는 미국의 오티콘은 심층신경망(DNN) 기술을 활용해 전보다 30% 이상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보청기 오티콘 모어(Oticon More)를 선 보였다. 칩에 내장한 DNN 기술로 음성 이해 수준이 전 제품에 비해 15% 증대했다고 한다. 이는 1,200만 개의 실 생활 소리를 학습시켰기 때문에 우리 뇌가 인지하는 대부분의 소리를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사용하거나 원격 마이크를 이용할 수 있으며, 텔레비전에서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시각이나 청각 장애인을 돕기 위한 제품은 CES에서 꾸준히 등장하고 있으며, 그 성능과 기능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 특히 코비드-19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장애인에게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 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MBUX 하이퍼스크린 오토모티브
자동차용 인터페이스이지만 여러 부분에서 스마트 기능을 사용했다. 141 센티미터 크기의 운전석 인터페이스인데 인공지능을 이용해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자동차 기능 제어를 운전자와 상황에 맞춰 디스플레이 내용과 운영 체제가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이를 “메르세데스 트래블 날리지”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럭셔리 전기차 EQS에 장착할 예정이다. 지능형 기능으로는 지도 데이터와 주변 환경에 대한 평가, 경로를 따라서 보이는 흥미로운 랜드마크나 전체 도시에서 개별 빌딩이나 관심 가질 포인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운전자는 음성 비서에게 질문을 해서 관련 정보를 디스플레이에 띠울 수 있다. 12개의 액튜에이터를 터치스크린 표면에 위치시켜서 햅틱 피드백를 받을 수 있다. 앞으로 클라우드를 통해서 업데이트 할 예정이고 조만간 EQS 외에 S 클래스 차량에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구글이라면 날리지 그래프와 맵을 이용해 많은 정보를 수집해 제공할 수 있겠지만, 벤츠는 이런 정보를 어떻게 입수하고 얼마나 자주 업데이트 할 지 그 역량이 궁금하다.
다. 알텀뷰 센티네어 2 (AltumView Sentinare)
이번 CES 2021 혁신 상을 받은 제품으로 노인들의 행동을 모니터링 하고 분석하는 비디오 센서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넘어짐을 검출하고 사람의 움직임 습관을 학습하면서 나아가 감정을 감지해서 개인화된 프로파일을 만들어 낸다. 이를 기반으로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대상 노인이 어떤 변화가 있으면 발로 경고를 하게 만드는데, 코비드-19 시대에 거리를 유지하면서 돌봄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걸음걸이 분석, 행동 분석, 히트맵 하이라이트로 사고 지역 시각화 등의 기능을 가진 대시 보드를 제공하며, 9개의 적외선 LED가 있어서 어두운 곳에서도 행동을 측정할 수 있다. 암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이 비디오 센서는 2021년 2/4분기 출시 예정이다.
국내에도 돌봄 대상 노인이나 환자의 행동을 분석하거나 예측하기 위한 데이터셋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제품으로 보인다.
라. 입생로랑의 인공지능 립스틱
2020년 로레알은 스마트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였는데, 2021년에는 입생로랑 브랜드로 인공지능을 이용한 립스틱 기기를 선 보였다. 칼라 카트리지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수천가지의 립스틱 쉐이드를 만들어 필요에 따라 구성해 들고 나갈 수 있다. 앱을 통해서 원하는 칼러 배합을 하기도 하고, 카메라를 통해 잡지 등에 나타난 모델이나 배우의 립스틱 칼라와 매치하는 색상을 알아내며, 자신의 옷과 어울리는 스타일의 립스틱을 제안해준다. 가격은 299달러 예정이다.
마. 스퀘어 오프(Square Off)의 체스 보드
넷플릭스 드라마 퀸즈 갬빗의 영향일지 몰라도 인공지능 상대방이 내장된 체스보드도 등장했다. 두개의 체스 컴퓨터는 스퀘어 오프 네오와 스와프이다. 네오는 좀 더 저렴하고 가볍고 빠른 체스 게임을 위한 보드이고 스와프는 다양한 게임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멀티 보드 게임 기기이다.
킥스타터에 이미 크라우드펀딩을 시도한 이 회사의 기기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사용자나 내장된 인공지능 플레이어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2. 인공지능 프로세서
그 동안 여러 전문 칩 업체에서 인공지능 용 코 프로세서 등을 소개해 왔다면, 이제는 엣지에 해당하는 다양한 가전 제품이나 일상 제품 안에 들어가는 인공지능이 내장된 칩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과거에 영상이나 음성을 클라우드에 보내서 처리하는 대신 기기 자체에서 이미 확보한 모델을 통해서 빠르게 인식을 하는 인공지능 엣지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가. 엘지 알파 9 젠 4 인공지능 프로세서
엘지의 알파 9은 OLED를 위한 프로세서이다. 이번 CES에서는 알파 4인 4 세대 칩을 인공지능 비디오 프로세서로 발표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를 얼마나 더 정교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를 보였는데, 딥러닝을 이용한 업스케일링, 객체와 배경을 따로 처리해서 문자와 이미지를 더 선명하게 렌더링하게 하고, 사진의 쟝르를 자동으로 탐지해 최적화하는 AI 픽처 프로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오디오 영역에서도 AI 오디오 프로라는 기능으로 일반 오디오를 가상 5.1.2 채널로 업스케일링하고, 다양한 채널의 오디오를 일정한 볼륨 레벨로 유지하는 오토 볼륨 레벨링을 제공한다.
나. 신티언트 (Syntiant) NDP 120
이번에 혁신상을 받은 신티언트 NDP 120은 최종 단말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칩이다. 매우 유연하고 아주 작은 전압을 사용하는 DNN 추론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코어로는 암 프로세서를 사용하며 에너지 사용을 극히 낮춰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기와 같은 올웨이즈 온 애플리케이션에 내장하도록 하고 있다.
주요 응용 분야를 에코 제거, 빔 형성, 잡음 제거, 음성 향상과 화자 인식, 이벤트 탐지 등으로 잡고 있으며, 안에 있는 신티언트 코어 2라는 텐서 프로세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일단의 반도체 중 첫 번째 제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3. 다양한 컨수머 로봇
CES는 몇 년 전부터 다양한 가정용 또는 업소용 로봇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소셜 로봇은 대부분 실패로 나타났고, 교육용 로봇도 아직은 주류로 떠오르지는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가전 업체는 지속적으로 가정용 로봇이나 상점, 레스토랑 등에서 일할 수 있는 컨수머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선 보인 여러 로봇의 개념은 앞으로도 삼성전자가 생활 로봇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의미가 있다. 제트봇(JetBot) 90 AI+라는 로봇 청속는 스마트 개체 인식 기능을 보여주는데, 여기에는 라이다와 3D 센서를 장착해 장소에 대한 매핑을 할 수 보여준다.
이 밖에도 컨셉 로봇으로 사용자 행동을 인식해 더 좋은 어시스턴트 역할을 할 삼성 봇 케어와 로봇 팔을 이용해 다양한 집안 일을 해줄 수 있는 홈 로봇 삼성 봇 핸디를 선 보였다.
나. LG 클로이 로봇
LG는 자사의 클로이 로봇 플랫폼을 이용해 다양한 유형의 생화 로봇을 소개해 왔다. 이번 CES에서는 가상 인플루언서 김래아 (Reah Kim)을 선보이면서 그녀가 발표를 하는 영상을 제공했다. 작년에 삼성이 ‘네온’이라는 가상 인간을 선보인 것과 유사하면서 실제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활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아직 실제 사람과 의사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자연스러워도 그냥 영상 속의 캐릭터일 뿐이다.
이번에 선보인 클로이 버전은 UV-C라는 살균을 위한 로봇이다. 교실, 사무실, 호텔 로비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을 돌아다면서 자외선을 통해 유해한 세균을 살균하는 역할을 한다. UV-C는 심자외로 불리는 100-280나노미터의 파장을 갖는 자외선 영역을 말하며 코로나 바이러스 살균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다. 기타 로봇들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애완 동물을 흉내내는 로봇 펫 역시 등장했는데, 뱅가드 인더스트리의 모플린(Moflin), 일본의 유카이가 작년에 선 보인 쿠오보를 더 작게 만든 프띠뜨 쿠오보 같은 제품들이다. 이런 류는 사용자와 감정 교류를 통해 위로를 받거나 외로움을 완화하고자 하는데, 생각보다 큰 히트를 치고 있지는 못하다. 사람들의 기대는 더 높고, 지속적인 사용을 위한 동기 부여가 아직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요양원 같은 곳에서의 사용자 경험에 대한 데이터를 더 확보해야 할 것이다.
엘지의 클로이 UV-C와 유사하게 살균을 위한 로봇이 여럿 등장한 것도 코비드-19 시대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유비테크에서는 애디봇(ADIBOT)이라는 UV-C를 활용하는 로봇을 내놓았는데, 라이다, 모션 센서, 카메라 레코더와 뎁스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을 장착한 하이엔드 버전이다.
다른 차원의 로봇으로는 보쉬가 공개한 행성 탐사를 위한 큐브로버(CubeRover) 로봇이 있다. 신발 상자 크기의 로봇으로 달에서 활동하는 것을 가정하며 보쉬는 이를 위해 아스트로보틱, 와이보틱, 그리고 워싱턴 대학과 협업을 했으며 최근 나사와 4,570만 달러 계약을 했다고 한다. 실제 제품은 2023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