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1] 구글 포토 유료화 전환과 클라우드, 그리고 ‘구글 온리’

 In KISA Report

구글 포토 유료화 전환과 클라우드, 그리고 ‘구글 온리’

최홍규 ([email protected])

EBS 연구위원

2020년 11월 11일 외신을 통해 청천벽력 같은 뉴스가 터져 나온다. 바로 구글 포토(Google Photos)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뉴스였다.(1) 대부분의 ICT 관련 전략이나 계획을 담은 기사들은 이용자들에게 바로 체감되기 어렵다. 새로운 서비스나 서비스를 혁신하는 차원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로서는 아직 경험하지 않은 서비스나 더욱 편리하고 재미있게 탈바꿈할 서비스에 대해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지 어렵다. 아직 경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워낙 많은 서비스가 출현하고 없어지는 시대이니 더욱 그렇다. 하지만 구글 포토 서비스는 다르다. 사람들의 한정된 스마트폰 용량 속에서만 머무르던 사진이나 동영상을 클라우드 스토리지(cloud storage)라는 저장 공간에 옮겨 관리할 수 있다는 경험을 선사한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이용자가 저장하고 싶은 만큼 저장할 수 있었던 서비스였으니 이번 구글 포토 관련 뉴스는 눈이 갈 수밖에 없는 뉴스였다.

구글 포토 메인 페이지
[출처: google.com(2)]

영원할 줄 알았던 무제한 사진·동영상 클라우드와의 약속된 이별

구글 포토는 2015년 5월에 발표된 서비스로, 2011년 구글이 발표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구글 플러스(Google+)에 속한 서비스로 처음 시작되었다. 하지만 구글 플러스는 애초 계획대로 페이스북(Facebook)의 대항마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이에 구글 포토는 구글 플러스에서 분리되어 아예 구글의 메인 라이브러리 메뉴로 탈바꿈한다. 구글 플러스에서 독립한 구글 포토는 구글 라이브러리 메뉴로 바뀌게 되면서 오히려 많은 이용자의 주목을 받게 된다.

사진과 동영상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무제한의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이 구글 포토의 장점이었다. 스마트폰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사양도 지속해서 업그레이드되면서 저장 공간을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펌웨어 등에 의해 이용자에게 스마트폰 공간은 항상 부족하게 느껴졌다. 이용자들에게 체감되는 사진이나 동영상 저장 공간이 항상 부족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구글 포토는 이러한 스마트폰 저장 공간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Instagram), 유튜브(YouTube) 같은 사진, 동영상 공유형 소셜미디어가 인기를 끈 것도 구글 포토가 성장했던 하나의 이유다. 사진, 동영상 공유형 소셜미디어의 성장에 힘입어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 자신이 먹는 음식의 모습, 자신의 반려동물의 모습, 친구의 모습, 부모의 모습, 좋은 장소의 모습. 그 모습의 면면들을 일일이 기록하는데 더 관심을 두게 되어 스마트폰의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글 포토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이용자의 정보 기록과 저장의 욕구를 채워준 핵심적인 서비스였다.

그래서 아쉽다. 내 사진과 동영상을 모두 저장할 수도 있고 혹여 스마트폰을 잃어버려도 구글 포토에 저장되어 있다면 사진과 동영상은 찾을 수 있었으니, 추억을 저장하고 잃어버리지 않게 안심시켜준 서비스가 구글 포토였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무료일 수 없던 서비스가 무료였고 그게 유료가 되니 아쉽다.

버리기 vs. 유지하기. 결국 구글 원(Google One)’ 구독서비스로 가닥

그런데 서비스를 개편한다니! 구글 포토 서비스를 이제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능처럼 여길 만큼 익숙해진 이용자들에게 놀랍고 아쉬운 일이다. 그래서 구글 포토가 대체 어떻게 개편한다는 것인지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일단 내년인 2021년 6월 1일부터는 15GB로 데이터 한도를 제한한다고 한다. 15GB를 넘으면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말이다. 모든 구글 계정에는 15GB의 저장 공간이 저장된다. 지메일(Gmail), 구글 드라이브(Google Drive), 구글 포토 등이 저장 공간을 할당받게 된다. 2021년 6월이 되면 이들 서비스 사용량 총합이 15GB가 넘으면 돈을 내야 한다. 한 가지 위안은 2021년 6월 1일 이전에 업로드한 사진과 동영상은 무료로 간주하며 15GB 저장 공간에서도 제외된다고 한다. 구체적인 서비스 개편 옵션들이 나와 봐야 하겠지만, 구글의 발표에서 드러난 바로는 ‘확실히’ 2021년 6월 1일 이전에 고화질과 일반화질로 백업되는 사진과 동영상은 저장용량에서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3) 이제 정확히 6개월 남았다….

만일 15GB를 넘겨 사진과 동영상을 저장하고 싶으면, 추가 저장용량이 제공되는 ‘구글 원(Google One)’ 서비스를 구독하거나 사진과 동영상을 삭제하면 된다. 구독료는 저장용량을 기준으로 100GB를 이용하는데 미국 달러로 월 1.99달러가 들고 2TB를 이용하려면 9.99달러가 든다. 만일 추가적인 구독료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사진과 동영상 용량이 15GB에 가까워지면 알림이 도착하고 이메일로 후속 조치들을 안내받게 된다. 또한, 평소 15GB의 저장용량에서 필요 없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추출할 수 있도록 어둡거나 선명하지 않은 사진,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담은 긴 동영상 등을 쉽게 검색하여 찾을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고 한다.

결국, 기존과 같이 무제한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구글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인 ‘구글 원’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구글이 밝힌 것처럼 구글 포토에는 이미 4조 장 이상의 사진이 저장되어 있으며 매주 280억 개의 새로운 사진과 동영상이 업로드되는 바, 이제는 이러한 스토리지를 구글 원이라는 통합적인 서비스로 제대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ICT 업계가 항상 고민하는 것, 요즘의 트렌드 이기도 한. 구독을 클라우스 스토리지 서비스에도 본격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오늘날 ICT 업계에서 구독서비스는 ‘돈 들여 투자한 서비스를 폐지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니 과금이라도 해보자.’라는 식의 접근이 많이 발견되는데, 부디 구글 포토 서비스의 개편 결정이 그러한 접근 때문은 아니었길 바란다.

구글의 명성에 걸맞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만들기

검색엔진 업계 1위 구글이 구글 포토 서비스에 과금을 매기는 것에 대해 명분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명성에 걸맞은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위치 확보다.

구글 수익 추이(2008년 1분기~2020년 3분기)
[출처: statista.com(4)]

구글의 2020년 3분기 매출은 460억2천만 달러에 이른다. 한화로 50조 8천 5백억쯤 된다. 전년 대비해서는 14%가 증가한 추세이며 2008년 1분기 51억 8천 6백만 달러에 비해서는 한 분기 기준으로 8.9배 정도 성장한 규모를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하는 것 같던 매출이 다시 살아나 여전한 우상향의 그래프를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의 대표적인 얼굴이자 최강자 구글다운 면모다.

하지만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는 다르다.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는 데 반해, 구글은 여전히 3위다.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으니 3위의 점유율만 유지해도 매출과 수익은 안정적으로 늘어날 것 같지만, 알리바바(Alibaba), IBM, 세일즈포스(Salesforce), 텐센트(Tencent), 오라클(Oracle) 등의 하위 그룹의 도전이 거세고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 대항하기는 역부족이다.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시장 규모의 성장 추이(좌)와 시장 점유율(우)
[출처: Synergy Research Group(5)]

분기에 50조 원을 거두어들이는 업계 최강자인 기업에는 서비스 섹터(service sector) 하나하나의 지표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특히 매년 투자비용이 증가하였다면 비용의 회수가 당연한 순서다. 이용자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서비스가 있다면, 해당 서비스를 시장에 충분히 확산해 어느 정도의 고객 경험을 수집하고 그 고객 경험을 이익으로 거두어들이는 과정도 필수적이다.

구글 포토 서비스는 2015년 당시만 해도 이용자에게 생소했던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개념을 체감시켜준 서비스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과 달리 개인 이용자에게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그 편리함을 느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구글 포토는 이용자에게 클라우드로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 기존에 자신만의 하드웨어 스토리지에 저장하는 것보다 느리거나 불편하지 않고 정보의 편집이나 가공의 측면에서도 편리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의미 있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비스라는 산업 전체의 섹터 측면에서는 구글의 노력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고객의 축적된 경험이 이익이라는 명확한 수치로 환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글로서는 지금이 적기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이제 이용자에게 체감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그 중심에 구글 포토 서비스가 있다. 소셜미디어로 인해 사람들의 사진, 동영상 공유 활동이 일상생활의 습관으로 자리 잡았으니 사진, 동영상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무료서비스를 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한편으로 매년 알리바바 등 중국 사업자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TOP2에 도전해 시장을 흔들어야 상위권 도약이 가능하고 최소한 TOP3 위치라도 확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지출액과 서비스별 비율 추이

[출처: canalys.com(6)]

구글은 무료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이 아니니, 당연히 유료든 무료든 서비스 형태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기업의 명성이나 기술력으로 볼 때,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절대 뒤진다고 할 수 없는 구글이 유독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고전하고 있다면 전략적 판단에 의해 얼마든지 서비스를 개편할 수 있다. 기업이라면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발전해야 하는 것이 숙명이니 말이다.

하지만, 구글 포토를 이용해 온 이용자 관점에서는 다소 허무하다. 마치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소비자로서 테스트 패널(Test Panel)에 참여한 느낌이다. 그만큼 구글의 명성이나 클라우드의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구글 포토가 이미 우리 삶 속에 친숙한 서비스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포털도 뉴스도 메일도 소셜미디어도. 어떠한 ICT 서비스도 많은 이용자가 확보되고 그만큼의 서비스 비용이 들어가면 광고 제공이냐 이용비용 청구냐 사이에서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개인형 클라우드 서비스도 이러한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이용자로서는 허무한 느낌이다.

결국 구글 온리(Google only)’로 가는 길. 이용자는 테스트 패널이었나

한 조사에 의하면 2027년이 되면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 규모가 2천9백7십억 달러로 성장한다. 연평균 25.3%의 성장률을 보인다는 것이다(아래 그림). 아무리 혁신을 거듭하는 ICT 산업이라도 이처럼 매력적인 시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소들로는 코로나19라는 펜데믹 상황, 사물인터넷, 분산형 업무 환경, 머신러닝, 대용량 데이터 생성 등의 요소들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요소 중에서 구글은 2020년 대유행한 코로나19라는 변수만 제외하고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분야는 구글이 충분히 개입하여 시장 환경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고 그로써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 규모 / 연평균 성장률 / 시장 성장 요소

[출처: fortunebusinessinsights.com(7)]

구글 원을 통해 개인형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구독 모델을 완전히 정착시키고 클라우드 산업 내에서 입지를 다지는 구글. 그 전략적 선택 과정에서 구글 포토 이용자는 테스트 패널이었다는 느낌을 여전히 지울 수 없다.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의 서비스 이용자를 자사 서비스 하나로 모두 모이게 하려는 ICT 기업의 전략적 선택. 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선택이지만, 구글이 하면 더 파급력이 커 보인다. 구글에 익숙해진 이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글 원’이 이용자에게 ‘구글 온리(Google only)’라는 인식을 끌어낼 수 있을지, 결국 구글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ICT 업계에서 ‘온리 원(only one)’이 될 수 있을지 더 관심을 두고 지켜보게 된다. 하긴, 이용자가 기업에 무작정 ‘기브 미 초콜릿(Give me chocolate.)’만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초콜릿을 무한정 얻을 수도 없으니, 그냥 상황만 지켜보는 수밖에.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report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에 실린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의 내용은 무단 전재를 금하며, 가공 또는 인용할 경우 반드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Report]라고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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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wired.com/story/google-photos-free-unlimited-storage-ends/?fbclid=IwAR0lZXcMo-QCXy9Qqbx3g5kegDLRdjaqo5RNbetQq3LgL-8T5lg63KX6aeI
2. https://www.google.com//photos/about
3. https://blog.google/products/photos/storage-changes
4.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267606/quarterly-revenue-of-google
5. https://www.srgresearch.com/articles/quarterly-cloud-spending-blows-past-30b-incremental-growth-continues-rise
6. https://www.canalys.com/newsroom/worldwide-cloud-infrastructure-services-Q1-2020
7. https://www.fortunebusinessinsights.com/infographics/cloud-storage-market-102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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