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1] 2020년 동영상 OTT 구독ㆍ번들링 경제 환경에서 경쟁적 요소는?

 In KISA Report

2020년 동영상 OTT 구독ㆍ번들링 경제 환경에서 경쟁적 요소는?

최홍규 ([email protected])

EBS 미래교육연구소 연구위원

(前) 한국인터넷진흥원 선임연구원

몇만 원만 내면 모든 딸기를 따다가 바구니에 담아 가져갈 수 있게 해주는 딸기농장이 있다. 딸기농장 이용자들은 얼마나 ‘좋은’ 딸기가 ‘많이’ 그 농장에 달려 있느냐로 그 농장의 수준을 가늠할 것이다. 그래야 좋은 딸기를 먹고 싶은 만큼 많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OTT가 추구하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모델도 비슷하다. 얼마나 ‘좋은’ 콘텐츠가 ‘많이’ 포함되어 있느냐가 해당 동영상 OTT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래서 대개 콘텐츠를 번들링(bundling)으로 묶어 파는 구독경제 모델에서는 단순히 콘텐츠를 묶어 파는 것만으로 그 효과를 거둘 수 없다. 2020년은 구독·번들링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동영상 OTT 영역에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서비스의 경쟁 양상을 통해 동영상 OTT 구독ㆍ번들링 경제 환경에서 우위를 점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들에 대해 짚어보자.

 

주요 동영상 소비 공간으로 정착한 스트리밍 기반의 동영상 OTT 서비스

이미 영국의 컨설팅 기업 Pricewaterhouse Coopers(이하 PwC)는 2017년 보고서를 통해 2022년까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더불어 동영상 OTT 서비스의 데이터 점유율이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웹과 모바일 환경에서 데이터 점유율은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를 가늠하는 지표이다. PwC는 스트리밍 기반으로 영상과 음성을 전달하는 미디어가 결국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를 이끄는 주된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상을 한 것이다.

 

이용자들이 동영상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데이터를 소진한다는 의미는 콘텐츠 이용자들이 웹과 모바일 플랫폼에 그만큼 머물러 본인이 향유하고자 하는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즐기며 그에 필요한 시간을 쓴다는 의미다. 양질의 콘텐츠가 플랫폼에서 유통되면 그만큼 데이터 소비량이 늘어나고, 이러한 데이터 소비량은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과 시간에 비례해 그 양이 더욱 증가하게 된다. 그러니 동영상과 음악 스트리밍 데이터 점유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이러한 콘텐츠 유형의 품질이 높아지고 이용하는 사람과 시간이 증가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전 세계 동영상 및 음악 스트리밍 데이터 점유율 비교

[출처: Pricewaterhouse Coopers (2017)]

그렇다. 이제 사람들은 음원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운로드가 필요 없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즉 실시간으로 빠르게 재생되는 품질 좋은 동영상 서비스를 즐기는 데 익숙해져 가고 있다.

 

이처럼 스트리밍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동영상 콘텐츠 제공 서비스인 동영상 OTT 서비스는 다운로드받을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라는 특징이 있다. 유선 네트워크의 웹 공간에서는 동영상 서비스가 VOD(video on demand)라는 이름의 주문형 서비스로 성장했다. 그런데 모바일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는 콘텐츠를 ‘건마다 다운로드해서 받아보는’ (이용자 입장에서) 다소 귀찮은 이미지의 VOD라는 용어 대신에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용어를 주로 쓰게 된 것이다. 이제 동영상 콘텐츠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만지작거려 동영상을 화면에 띄워서 보다가 닫고 다시 보고 닫고를 언제 어디서나 반복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스트리밍 기반의 동영상 OTT 서비스는 이용자들에게 기존 방송영역 서비스와도 차별화된 이점을 제공하며 성장하고 있다. 2019년 5월에 eMarketer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 가구 시청자들이 TV 콘텐츠를 시청할 때, OTT 서비스의 만족도가 케이블 TV의 만족도보다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원할 때 원하는 채널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가격도 더 저렴하고 광고도 적은 서비스가 OTT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TV 콘텐츠 시청 시 케이블TVOTT 만족도 (미국 가구 시청자)

동영상 OTT 서비스의 구독ㆍ번들링 경제 효과를 위해 고려되는 요소는?

엄밀히 말하면 동영상 OTT 서비스도 VOD 서비스다. 콘텐츠가 나열된 플랫폼 공간에서 이용자가 선택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트리밍 기반의 동영상 OTT 서비스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토대로 구독 형태로 서비스한다. 동영상 OTT 사업자가 구독형 VOD인 SVOD(subscription video on demand)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구독료에 해당하는 월정액만 지불하면 번들로 제공되는 콘텐츠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동영상 OTT 서비스가 구독모델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여러모로 이점이 있다. 대개 월정액만 지불하면 다량의 콘텐츠 집합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선별해 찾아 이용할 수 있으며, 콘텐츠 이용 횟수나 다운로드에도 제약을 받지 않아 콘텐츠를 다량으로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관심을 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기존 방송 서비스보다 이용이 편리한 데다가 양질의 수준 높은 콘텐츠가 많고 무엇보다 이용 횟수에 제한이 없어 동영상 서비스 영역에서 이용자들에게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서비스적 이점을 기반으로 하여 최근 미디어 시장을 분류해 살펴보면 스트리밍 기반의 동영상 OTT 서비스, 즉 SVOD 영역의 산업이 그 비중을 점차 넓혀가는 추세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미디어 시장 분류

넷플릭스(Netlflix)나 훌루(Hulu) 같은 사업자들이 2007년 서비스를 제공했을 당시만 해도 동영상 OTT 서비스는 다수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기반의 서비스 정도로 여겨졌으며, 동영상 번들은 구독모델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3년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동영상 OTT 서비스는 미디어 산업에서 주목받는 서비스가 되었다. 동시에 이용자들이 동영상 OTT에 거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비스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도 많아졌다.

 

동영상 OTT가 구독ㆍ번들링 경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와 콘텐츠를 적시에 잘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 편안하고 편리한 UI/UX 등 갖춰야 할 요소들이 많아졌다.

 

양질의 콘텐츠라고 해서 단순히 내용이 좋은 콘텐츠라면 동영상 OTT 서비스의 콘텐츠로써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특정 동영상 OTT 서비스에서만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흥행할 수 있는 질적 수준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른바 오리지널(original) 콘텐츠이면서도 재미도 있고 작품성이 있는 작품들을 많이 제작하거나 확보해야 경쟁력이 있다.

 

양질의 콘텐츠만 많으면 뭐 하나. 이를 검색할 수 있는 기반이 없다면 이용자들은 콘텐츠를 검색하느라 진이 빠지고 결국에는 서비스 이탈률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동영상 OTT 서비스에 필수적으로 붙 어야 하는 서비스가 빅데이터 분류 기술이며 이러한 기술을 토대로 제공되는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이다.

 

스트리밍 기반 동영상 OTT의 구독ㆍ번들링 경제 효과를 위해 고려되는 요소

동영상 OTT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편안하고 편리한 UI/UX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경쟁적인 요소로 부각된다. 동영상 OTT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에게 매우 많은 시간 노출되고 이용되어야 하는 서비스이므로 이용자에게 편리하지 못하거나 이용하며 피로도가 쌓이게 되면 내용의 구성과는 상관없이 버려지는 서비스가 되기 때문이다.

 

즉 동영상 OTT 서비스의 구독ㆍ번들링 경제의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동영상 OTT의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도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서비스의 대표 콘텐츠로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또한 동영상 OTT 서비스는 데이터 관리와 적용 영역에서 각각 고도화된 빅데이터 수집/관리 기술과 콘텐츠 큐레이션 기술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용자에게 편안하고 편리한 UI/UX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동영상 OTT 서비스가 구독모델로 번들 콘텐츠를 제공하며 우위를 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미국 최고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이용자 비율 (2014~2018)

본격적인 경쟁, 어떤 서비스가 구독ㆍ번들링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2020년은 국내외에서 그야말로 동영상 OTT 서비스의 치열한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해이다. 현재 국내외 스트리밍 기반의 주요 동영상 OTT 서비스 현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국내외 스트리밍 기반의 주요 동영상 OTT 서비스 현황

구분 서비스명 콘텐츠 제공/운영 기업 서비스 개시 시기
국내 wavve MBC, KBS, SBS, SKT 2019년 9월
TVING CJ ENM, JTBC(합작법인 예정) 2020년 개편
해외 Netflix Netflix 2007년
Hulu Disney 2007년
Xfinity Comcast 2009년
All Access CBS 2014년
Sling Dish 2015년
Playstation Vue Sony 2015년
Prime Amazon 2018년
DirectTV Now AT&T 2017년
Facebook Watch Facebook 2018년
Apple TV+ Apple 2019년 11월
Disney TV+ Disney 2019년 11월
peacock Comcast 2020년 4월(예정)
HBO max Warner Media 2020년 5월(예정)

 

서비스도 많고 서비스 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서비스별로 특성을 도출해내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모두 구독과 번들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특정 서비스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바대로 콘텐츠, 빅데이터, 큐레이션, UI/UX의 요소가 적절히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

 

문제는 월정액이다.

 

2019년 11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Disney)와 애플(Apple)의 OTT 서비스 월정액은 각각 6.99달러와 4.99달러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만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이다. 미국 내에서도 시가총액에서 규모가 큰 디즈니와 애플의 OTT 월정액은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기존 넷플릭스 서비스보다 절반 정도를 감액한 수준에서 월정액을 책정했으니 그야말로 동영상 OTT 서비스는 무한 경쟁 환경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OTT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편안하고 편리한 UI/UX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경쟁적인 요소로 부각된다. 동영상 OTT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에게 매우 많은 시간 노출되고 이용되어야 하는 서비스이므로 이용자에게 편리하지 못하거나 이용하며 피로도가 쌓이게 되면 내용의 구성과는 상관없이 버려지는 서비스가 되기 때문이다.

 

즉 동영상 OTT 서비스의 구독ㆍ번들링 경제의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동영상 OTT의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도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서비스의 대표 콘텐츠로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또한 동영상 OTT 서비스는 데이터 관리와 적용 영역에서 각각 고도화된 빅데이터 수집/관리 기술과 콘텐츠 큐레이션 기술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용자에게 편안하고 편리한 UI/UX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동영상 OTT 서비스가 구독모델로 번들 콘텐츠를 제공하며 우위를 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2020년에 동영상 OTT 서비스 사업자가 구독ㆍ번들링 경제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생산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로 떠올랐다. 점점 경쟁적 시장이 되어가는 동영상 OTT 시장의 상황인데, 내년에 서비스 개시를 준비하고 있는 컴캐스트(Comcast Warner)나 워너미디어(Media)라고 해서 이러한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리 없기 때문이다. 월정액은 더 낮은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머니게임이다.

 

한정된 구독 가입자 숫자를 모수로 영토 확보 전쟁을 벌여야 하는 동영상 OTT 사업자들은 결국 가입자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고, 이 때문에 무차별적인 자금 투입에 기반한 월정액 전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서비스 품질 저하는 막아야 하니 기술개발이나 적용, 관리에 쓰이는 돈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결국, 2020년 동영상 OTT 사업자가 구독ㆍ번들링 경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돈이 많아야 한다. 수준 낮은 얘기인 것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제는 정말 “쩐의 전쟁”이다.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report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에 실린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의 내용은 무단 전재를 금하며, 가공 또는 인용할 경우 반드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Report]라고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Recent Posts
Contact Us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주세요.

Not readable? Change text. captcha 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