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5] 코로나19 이후 구글 빅브러더의 등장
코로나19 이후 구글 빅브러더의 등장
최희원 ([email protected])
한국인터넷진흥원 연구위원
- 구글, 코로나19 백신 기업과 연합 빅브러더?
코로나19는 우리 삶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형태로 다가와서 예상조차 못 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 마스크 착용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그저 감기 같은 사소해 보이는 생물학적 바이러스라도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준 것이다.
세계 각국은 백신을 찾아 나서고 있다, 백 신을 먼저 개발하는 기업은 곧 구글과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의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구글이 한 발짝 움직이면 전 세계가 진동할 정도로 미래 세계를 만들어내는 거대한 체제가 되어가고 있다. 어떤 텍스트가 읽힐지 결정하기도 하고, 얼마나 빨리 검색될지도 그들이 결정한다. 기업의 생존을 한 손에 틀어쥐고 있는 그들은 검색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 모든 산업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현재 구글만큼 돈과 기술, 권력 정보가 집중된 기업은 거의 없다. 전 세계를 작동시키는 시스템, 그것은 우리의 삶을 통제하게 될 것이다. SF영화에서 기업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미래를 구글은 현실화하고 있다. 구글을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를 이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구글은 전통과 관행, 기존 시스템을 깨고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그런 구글이 지금 백신 업체와 힘을 합친다면? 구글이 가진 정보와 시스템이 백신 개발업체의 기술과 합쳐진다면?
구글이 백신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향후 발생할 비슷한 부류의 백신을 연달아 개발, 합병한다면 새로운 빅브러더가 탄생할지 모른다. 어떤 것도 보장되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정보와 첨단기술을 지닌 거대 글로벌 기업과 백신 개발업체의 합종연횡은 세상을 지배하는 거대한 권력이 될 것이다.
비밀연구소에서 생명 연장 프로젝트나 우주 엘리베이터 추진 등과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구글은 윌리엄 깁슨의 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에 나온 테시어 어시플(Tessier-Ashpool)같은 글로벌 국가 또는 기술 지배 국가를 연상시킨다.
소설 속에서 테시어-애쉬풀은 냉동 보존 장비로 일족의 생명을 연장하고, 냉동에서 깨어난 아버지와 자녀의 일족을 유지하는 단절 없는 자아의 우주를 만들어낸다. 결국, 과학기술을 통해 죽음과 삶을 초월 하고자 하는 극단적인 욕망을 보여주는 세상을 지배하는 상징적 불멸의 글로벌 자본 기업이다. 과학기술은 우리의 기관과 감각을 확장한 것이며 불멸성과 초월성에 대한 우리의 환상까지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 코로나19 팬데믹이 그 시나리오에 제동을 걸었다.
미래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에 의해 인간이 지배당할 수 있다는 사실 외에 생화학적 바이러스에 한순간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조금은 뒤늦게 알려주었다. 백신 개발업체들은 연구 중이고, 코로나19를 잡아먹을 백신도 등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백신 회사들은 구글 등의 최첨단기술업체들과 합종연횡하고 연합체 그 자체가 빅브러더로 등장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공익 우선의 공권력은 부재하고, 국가의 이념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미래가 계속 다가오고 있다.
- 코로나19로 인한 인간소외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 봉쇄, 이동 제한, 공공장소 폐쇄 등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즉 사회적, 신체적 거리 두기는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게 될 것이고 동시에 `포옹`이나 `악수`같은 인사법의 종말을 전망하기도 한다. 이 같은 언컨택티드(Uncontacted) 즉, 접촉을 자제하는 `비대면`은 교육·산업·경제 전반에서도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교육, 토론, 대화. 세미나 등 지금까지 대면 위주였던 흐름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다.
나아가 온라인을 포함한 더 확장된 방식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동 제한 조치로 발이 묶인 각국 소비자들은 전자상거래업체 주문을 늘리면서 언컨택티드 업체의 주가가 코로나19 위기에도 역대 최고치로 상승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강제로 멈춰 서고 재택근무를 권유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고 어느 정도 보편화하여가고 있다.
세계 주요국 직장인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일하기`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WORK TOGETHER”이라는 현대사회의 관행이 이제 완전히 뒤집혀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실상 컴퓨터네트워크, 스마트폰 등 현대인들의 첨단도구만으로도 사실상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주어지고 알기만 한다면 재택근무를 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은 게 아니다.
오피스의 몰락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원격근무의 확산은 오피스의 몰락,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외, 그리고 빅브러더에서 나온 것처럼 인간과 인간 사이에 불필요한 대화를 막아버리고 빅브러더가 세상을 지배 하도록 하는데 적절하고 완벽한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데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원격근무의 확산으로 오피스의 몰락으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몰락보다 더 위험스럽고 무서운 것은 인간과 인간의 소외현상이다. 코로나19 이후 한편으로는 이혼급증의 통계가 늘어가는 데서 다른 한편에서는 우울증과 인간소외로 괴로워하는 것이 코로나19 이후의 우리 현대인의 초상이다.
- 코로나19 이후 바이오기업 합종연횡
소설 뉴로맨서에는 매년 유전자 외과술로 DNA 재조정을 받고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135세의 딘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매주 돈을 들여 혈청과 호르몬을 교환해주고 이를 통해서 자신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고 있다. DNA 재조정수술을 받고, 혈청과 호르몬을 교환하는 육체적 한계 극복과 불멸을 추구하는 욕망의 미래에 복병이 다가왔다. 수명을 늘리거나 장기를 바꾸거나 피를 바꾸어주면 인간의 수명이 지그시 길어질 거라는 예상, 아니 그것에 장애물들이 때로는 등장할 수 있다는 것.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팬데믹이 발생하더라도 새로운 백신과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계속 등장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긴 시간을 놓고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역시 백신 기술에 의해 장악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제약사들은 이미 백신 개발에 나섰다. 미국 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몇몇 회사들은 미국 자체에서 지원해서 만드는 백신들과 감염병 전략 그룹이라고 해서 빌 게이츠라든지 여러 국가가 펀드를 조성하고 공공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개별 국가에서 사실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국가도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인 만큼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다급하고 위중한 상황이다.
아무튼, 향후 코로나19 백신 개발회사는 구글 등 글로벌 다국적기업에 의해 인수되거나 합병 등을 통해 빅브러더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 혁명, 인터넷 민주주의가 도래했을 때 우리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개인정보의 수집을 기반으로 또 다른 빅브러더가 되어갔지만, 그것은 조지오웰이 언급한 빅브러더 측면에서는 사실 어린애 장난 같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향후 백신 회사와 구글 등 다국적 글로벌 초일류기업이 지배하게 되는 세상이 오게 된다면 말은 달라진다. 그야말로 “진짜” 빅브러더 시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 각국의 빅브러더 구현 현황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는 의회 승인이나 법원 영장 없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필리핀 의회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비상 조치권을 허가했는데, 사실상 독재 정권의 계엄령과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일부 국가에선 코로나19를 명분으로 언론과 집회의 자유에 대한 탄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 중국, 이집트, 헝가리, 요르단 등은 ‘가짜뉴스’ 유포자를 처벌한다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 빅브러더는 이미 현실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아마 모든 국민이 추적장치를 달고 다니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키려 한다면 국민이 모두 들고 일어서지 않겠나. 대화 내용이나 서신 교환내용의 사본을 요구하고 다닌다면, 이웃집이나 친구와 새롭게 사귀거나 접촉할 때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누구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지금 인터넷상에서 페이스북이나 구글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모든 자료를 다 넘겨주고 방치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개인정보와 데이터를 쉽게 넘겨주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려는 빅브러더는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빅브러더화 현상이나 프라이버시 없는 사회가 아니라 코로나19 이후에 빅브러더가 실제로 출현해서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거나, 코로나19와 같은 제2의 전염병 등 수많은 재난과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백신 회사에 투자하고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글로벌 인터넷이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고, 인간을 전염병에서 건져낼 수 있는 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인간의 행동패턴이나 질병 패턴을 예측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