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인포데믹과 전쟁을 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들
인포데믹과 전쟁을 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들
한상기 (stevehan@techfrontier.kr)
테크프론티어 대표
우리는 지금 판데믹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또 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바로 코로나19과 관련된 수많은 거짓 정보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인포데믹(Infodemic) 문제이다. 지난 3월 UN 사무총장인 안토니우 구테흐스도 바이러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창궐하는 것에 대해 경고하면서, 허위 정보에 의한 인포데믹을 또 다른 적이라고 선언했다(1).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 보건 기구(WHO) 사무총장 역시 우리가 에피데믹(epidemic) 하고 싸우는 것만이 아니라 인포데믹과 싸우고 있으며, 페이크 뉴스가 바이러스 보다 더 빠르고 더 쉽게 퍼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WHO는 인포데믹을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로 오히려 문제 해결을 찾아내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수많은 허위 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WHO는 핀터레스트에 ‘Myth-busters’라는 보드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솔루션 매니저가 페이스북 본사를 방문해 20여 개의 빅 데크 기업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우버와 에어비앤비도 포함된다(2). 이후 시애틀의 아마존을 방문해 사람들이 마스크나 인공호흡기를 살 때 정확한 건강 정보를 제공해주도록 요청했다.
인터넷의 거대 기업들도 이런 인포데믹을 세계 보건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면서 일반적인 허위 정보와는 다른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과 관련된 허위 정보는 다음과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영국에서는 5G 기술이 바이러스 확산을 일으킨다는 거짓 정보로 77개의 중계탑을 불태우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흑인은 바이러스에 저항력이 높다.. 또는, 멜라닌 색소가 많은 사람은 저항력이 높다.
확진되면 바로 경찰서에 가서 보고해야 한다.
이산화염소(클로린 다이옥사이드)가 코로나바이러스를 파괴한다.
바이러스를 끓인 마늘 물로 치료할 수 있다.
헤어드라이어기로 바이러스를 방지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정부가 방역 마스크를 북한에 보내 마스크가 부족해졌다, 중국 유학생에게 대통령 명의의 도시락이 제공되었다 등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허위 정보도 나타났었다.
지난 3월에는 페이스북, 구글, 링크드인, 마이크로소프트, 레딧, 트위터, 유튜브 등이 힘을 합쳐 코로나19에 관련한 허위나 거짓 정보와 싸우겠다고 발표했다(3).
페이스북은 인포데믹의 온상 중 한 곳으로 지목되면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이를 자사가 가진 여러 서비스인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인스타그램의 특성에 맞춰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는 사용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건강 정보에 연결할 수 있도록 일부 국가에서는 인스타그램 탑 피드에 WHO의 정보나 건강 관련 정부 기관의 정보를 제일 먼저 제공하고 있다.
4월 동안 코로나19과 관련된 페이스북의 콘텐츠 중 5천만 건에 ‘경고’ 레이블을 붙였는데 이는 7,500개의 기사에 기초한 것이고 독립적인 팩트 체킹 파트너들이 확인 과정을 거쳤다. 팩트 체킹 기관들이 거짓으로 판명한 뉴스나 소식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확산되는 것을 막고, 이미 공유한 사람들에게도 경고를 다시 보내기로 했다. 현재 60개가 넘는 팩트 체킹 기관이 50개 이상의 언어로 되어 있는 콘텐츠를 리뷰하고 평가한다(4).
3월에는 뉴스 산업에 1억 달러의 투자를 해서 저널리스트 지원에 나섰는데, 여기에는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로 지역 뉴스 기관에 긴급 자금 지원을 하는 2,500만 달러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팩트 체킹 기관에 백만 달러를 지원하고 국제 팩트 체킹 네트워크에 백만 달러를 지원했다.
광고에 대한 제약도 강화해서 의료용 마스크, 손 세정제, 바이러스 제거용 물수건, 코로나19 진단 키트에 대한 광고를 금지하고, 이 위기 상황에서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광고를 배제했다.
구글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접근하고 있다. 구글은 평소와 다르게 코로나19 허위정보와 싸움에서 매울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단 먼저 검색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검색은 신뢰할 수 있는 공공 뉴스 사이트와 질병관리본부나 WHO 정보가 우선 노출하도록 했다(5). 유튜브에서는 의학적 치료를 찾는 대신 바이러스를 방지할 수 있다는 엉터리 영상을 삭제했다. 구글 플레이에서도 바이러스와 관련된 앱들을 삭제했는데, 심지어 이란 정부가 감염자를 추적하기 위해 만든 앱도 삭제했다. 또한, 자사의 매출을 포기하는 수준으로 수만 건의 바이러스 관련된 광고를 금지했고, 유튜브에서도 비슷한 광고를 없앴으며 오히려 정부나 NGO에게 무료 광고 공간을 제공했다.
뉴스와 보도 영역에서도 여러 지원을 하고 있는데, 허위 정보와 싸우는 팩트 체커와 비영리 기관에게 650만 달러를 지원하고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 (GNI)가 퍼스트 드라프트 (First Draft)라는 비영리 기관에 설립 멤버로 참여했다(6). 이 기관은 기자들을 교육하고 위기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자원 허브를 제공하며, 글로벌 수준으로 광범위하게 사실 확인을 하도록 도와주는 크로스체크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또한, 데이터, 과학 전문지식, 팩트 체크를 위해 다양한 기관을 지원하는데, 미국 고등 과학원과 호주의 과학 미디어 센터가 만든 싸이라인(SciLine), 기자를 위한데이터베이스를 공중 보건 전문가와 협력하는 미단(Meedan), 코로나19에 관해 일하는 기자를 위한 글로벌 데이터 자원을 만드는 스탠포드 대학의 JSK 저널리즘 펠로우십 등을 지원한다.
트위터 역시 이런 움직임에 매우 적극적이다. 일단 영국에서 유행했던 5G와 코로나19 관련한 거짓 정보에 대해 팩트 체크를 하라는 경고를 붙였다.
3월에는 사람들이 해로운 행동을 하게 만들 수 있는 문제가 되는 트윗을 삭제했는데, 그 숫자가 2,230개였다(7). ‘트위터 세이프티’ 계정을 통해서는 지속해서 문제가 되는 트윗이나 정보에 대해 안내를 하는데, 트위터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접촉하게 하거나 퍼뜨리게 하는 문제 콘텐츠로 분류한 것은 ‘전문가 안내를 부정하는 것’, ‘거짓 또는 효과가 없는 치료, 방지, 진단을 고취하는 내용’, ‘전문가나 정부 당국의 발표 내용을 잘못 읽게 만드는 것’과 같은 콘텐츠들이다. 그러나 불완전하거나 논쟁의 소지가 있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아직 유보적이다.
인포데믹에 대한 우려로 유럽 연합은 미국의 테크 대기업들이 자사의 플랫폼에서 페이크 뉴스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매달 정기적으로 상세 데이터와 함께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8). 여기에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가 주요 대상이다. 특히 안티 백신 운동을 하는 그룹이 이런 허위 정보를 온라인에서 퍼뜨리는데 중심이 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강제성은 없으나, 기업 대부분이 EU의 결정을 따르기로 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나 카카오가 기존 시스템을 이용해 가짜 뉴스를 막고 있고,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뉴스사업자 검증을 통해 가짜 뉴스 사이트를 차단하고는 있다. 네이버는 뉴스 사이트에 서울대 언론정보 연구소와 협력으로 팩트 체크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해서는 그룹으로 모아 놓고 있을 뿐이다. 카카오톡은 메시지 내용을 검증할 수 없어서 사용자 신고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도 해외 기업처럼 더 적극적이고 함께 행동하는 모습이 필요하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페이지에 질병관리본부나 전문가의 정확한 정보가 좀 더 명확히 노출되게 할 필요가 있다. 또는 무료로 광고 페이지를 제공해서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나 NGO에서 발표하는 정보가 사람들에게 도달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포털만이 아니라 게임 사이트, 맘 카페 등 다양한 커뮤니티 모두 함께하는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판데믹 상황에서 사람들이 인포데믹으로 혼란을 겪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시대 인터넷 기업이 해야 할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report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에 실린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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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 The United Nations Department of Global Communications, “UN tackles ‘infodemic’ of misinformation and cybercrime in COVID-19 crisis,“ Mar 28, 2020 |
2. | ⇡ | New York Times, “W.H.O. Fights a Pandemeic Besides Coronavirus: An ‘Infodemic’,” Feb 6, 2020 |
3. | ⇡ | The Verge, “Major tech platforms say they’re jointly combating fraud and misinformation about COVID-19,” Mar 16, 2020 |
4. | ⇡ | Facebook, “An update on our work to keep people informed and limit misinformation about COVID-19,” Apr 16, 2020 |
5. | ⇡ | The Verge, “Google has been unusually proactive in fighting COVID-19 misinformation,” Mar 11, 2020 |
6. | ⇡ | Google News Initiative, “COVID-19: $6.5 million to help fight coronavirus misinformation,” Apr 2, 2020 |
7. | ⇡ | The Verge, “Twitter will remove misleading COVID-19 related tweets that could incite people to engage in ‘harmful activity’,” Apr 22, 2020 |
8. | ⇡ | European Commission, “Coronavirus: EU strengthens action to tackle misinformation,” Jun 10, 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