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 교육에 활용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가능성

 In KISA Report

교육에 활용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가능성

한상기 ([email protected])

테크프론티어 대표

 

교육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교육 효과와 효율을 증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많은 시도를 통해서 그 성과가 확인된 때도 있고, 아직 충분한 결과를 얻지 못한 때도 있다. 인공지능을 통한 교육 서비스는 민간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공공 영역에서도 도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교육 효과의 극대화는 학생의 수준에 맞춰 1:1 교육을 실행하는 경우가 가장 바람직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이러닝이라는 방식은 교육을 온라인과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시도였다.

 

그러나 학생 수준에 맞추어 적절한 지도와 학습 내용을 제공하는 적응형(adaptive) 교육 가능성이 보이면서 이제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어떻게 맞춤형, 적응형 교육을 할 수 있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인공지능 학계에서도 이미 초기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교육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논의해 왔다. 2013년 미국 인공지능 학회에서는 특집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현재와 향후 등장할 교육에 대한 도전에 적용할 수 있는가’를 정리했다.(1) 이 특집에서 앰허스트에 있는 매사추세츠 대학의 베벌리 울프 등의 학자들은 교육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도전할 그랜드 챌린지로 다음과 같은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2)

 

 21세기 스킬을 해결 – 자기 주도, 자기 평가, 팀워크 등을 통해서 학습자를 지원하는 방안으로 스킬 습득이 가능하도록 한다.

 상호 작용 데이터 분석 – 개별 학습과 사회적 문맥, 학습 문맥, 개인 관심 영역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같이 분석한다.

 글로벌 교실 기회를 제공 – 전 세계 교실을 상호 연결하고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다.

 평생 학습과 인생 모든 영역에서의 학습 기술 – 교실과 학교를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2016년에 등장해 많은 국가에서 인공지능 전략을 수립하게 한 오바마 행정부의 인공지능 R&D를 위한 국가 전략에서도 교육 부문은 인공지능을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영역으로 제시했다.

 

2020년 1월에 발표한 가트너의 ‘2020년 K-12 교육에 영향을 줄 5가지 트렌드(3)’에서는 스킬에 기반을 둔 커리큘럼, 인공지능, 적응 학습, K-12를 위한 e-스포츠, 몰입형 기술을 들고 있는데,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은 딥 러닝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NIPS 재단의 테렌스 세즈노프스키이다. 과거 7년 동안 인공지능 특히 딥러닝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은 이제 그동안 인공지능이 교육 영역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이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4)

 

일상에 제일 먼저 응용되기 시작한 것이 음성 인식을 통한 보이스 인터페이스이다. 앞으로 많은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에 음성 인터페이스는 기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언어 학습, 메뉴 접근, 질의응답 등에 널리 사용될 것이다. 그러나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 코타나 같은 음성 기반 스마트 스피커를 교육에 사용하는 것은 논란이 많다. 흥미를 유도할 수는 있으나, 단순 대답을 통해서는 학생이 가진 질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나 서로 다른 주장을 비교하고, 맞는 답을 구해가는 과정이 생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치지 않는 스마트 스피커의 지능 비서의 기능은 어린 학생에게는 오히려 사회적 제어와 절제를 가르칠 수 없으므로 오히려 사회성 학습에는 부정적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우리는 끊임없는 무절제한 질문을 던지면 혼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자라면서 배우기도 하기 때문이다.

 

음성이 아닌 자연어나 챗봇을 통한 학생과의 대화 처리, 강의에 대한 질의, 일정에 대한 문의는 이미 그 사례가 나온 적이 있다. 조지아 공대의 아쇼크 고엘 교수는 질 왓슨이라는 챗봇을 조교로 만들어 만 개 이상의 학생 질문을 처리했었다.(5) 이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학생들의 질의가 대부분 매우 단순하거나 반복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단순한 강의 일정이나 시험 여부, 수업 상황에 대한 질의는 얼마든지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측 분석 기술은 학생들의 형성 평가나 학습 수준 예측, 학업 지속 가능성이나 중단에 대한 예측을 통해 문제 있는 학생에 대한 특별한 지원 등을 제공할 수 있다. 학생들의 행동, 학습 태도, 성과를 기반으로 하는 학습 결과 예측이 가능할 수 있다. 특히 고등 교육 기관에서는 학생의 자퇴, 수업에 대한 인기 예측, 입학 허가율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학교가 필요한 예측을 얻을 수 있다.

 

인공지능은 교육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기능을 자동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채점 과정이다. 자동 채점은 교사/교수나 조교의 지루한 업무를 크게 줄여줄 수 있다. 특히 에세이나 보고서 평가는 인공지능이 도전해야 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이미 2012년에 휴렛 재단에서 캐글 챌린지(ASAP라는 이름으로 등록)로 제시한 문제에서 1위 팀은 사람 평가자의 81% 수준의 성과를 보였다. 이 연구는 계속되었고 2016년에는 스탠포드의 두 연구자가 같은 데이터를 갖고 94.5%의 정확도를 보이는 연구를 발표했다.(6)

 

특히 수천수만 명이 등록하는 무크(MOOC) 방식이 등장하면서 학생 평가와 채점의 문제는 매우 도전적인 상황이 되어 에드엑스(edX)에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채점 기능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백팩스(Bakpax) 같은 회사는 바로 원격교육과 자동 채점 기능을 접목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손으로 쓴 과제물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어서 교사의 업무 시간을 크게 절약하게 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또 다른 도전이 있는데, 최근에 발표한 오픈AI의 GPT 모델 수준의 자연어 생성기가 만들어 낸 에세이 같은 것을 어떻게 확인하고 올바르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창과 방패의 문제이다. 물론 GPT 모델을 역으로 가짜 뉴스를 찾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온 것처럼, 자연어 생성 모델의 특성 확인을 통해 가짜 에세이를 구별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7)

 

차별화되고 개인화된 학습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은 교육자들에게는 숙원이다. 콘텐츠 테크놀로지나 카네기 러닝 같은 회사는 지능형 교습 디자인을 만들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학생들에게 학습과 시험을 제공하고 학생으로부터 피드백을 얻고 이들 기반으로 지식의 차이를 확인해 적절한 새로운 주제로 이끄는 적응 학습을 제시한다. 국내의 뤼이드도 토익 시험을 인공지능으로 그 수준에 따라 적절한 문제를 풀도록 함으로써 시험 성적을 평균적으로 20시간 학습 후 130점 상승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였다.

 

인공지능을 글로벌 교실을 위한 기반 기술로 사용하고자 하는 노력에는 기계 번역이나 자동 통역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스카이프의 자동 통역을 통해 서로 다른 나라의 아이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방식이나,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자동 번역해주는 기능은 이미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

 

수많은 교육 교재를 자유롭게 번역하고 상호 간에 벽이 없이 소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은 향후 비대면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어디에서나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교육 시스템을 갖게 할 것이다.

 

이런 교육용 인공지능 기술을 통합할 때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인공지능 교사이다. 현재는 주로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챗봇이나 가상 캐릭터를 얘기하지만, 앞으로는 학생의 수준 평가와 다음 단계를 파악해 개인화된 적응 교육을 하게 하거나, 너 나아가 얼굴 인식과 표정을 통한 감정 파악으로 학생들이 수업 내용에 대한 이해 수준이나 관심도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얼굴 인식은 학생들의 출석 체크에도 사용하고 있지만, 비대면 시대에서는 영상에 나타나는 학생들의 표정을 통해 주목도나 관심 수준, 흥미를 얻거나 잃는 부분에 관한 확인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는 원격 회의에서 이미 회의에 대한 집중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좀 더 응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 교사는 특정 주제의 교육에서는 매우 뛰어난 결과를 보이기도 하는데, 미국 방위 고등계획연구국(DARPA)의 지원으로 해군에서 정보 기술 전문가를 훈련하는 용도로 사용한 어큐이투스(Acuitus)의 사례가 좋은 예이다. 현재까지 천여 명을 교육했으며, 대수론을 가르치는 시스템도 프로토타입 수준으로 개발되었고, 앞으로 모든 과학기술 교육 (STEM) 교육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멜린다 게이츠에 따르면, 이 회사의 인공지능 기반 훈련 프로그램은 16주 과정으로 15년 전문가 수준으로 교육할 수 있다고 한다.

 

교육에서의 인공지능의 향후 과제는 여러 가지 기술이 실제 교육 효과가 기존 방식보다 충분히 뛰어난 것인지 증명하는 일이다. 아직 적응 학습 등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나 학교 시스템 때문에 그 효과가 탁월하지 않다는 것이 SRI의 연구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비대면 교육이 크게 확대되면서 다양한 기술이 제공되고 있지만, 알트 스쿨의 실패 사례에서 보여주듯 단지 기술이나 솔루션만으로는 효과적인 교육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은 교육이라는 것이 갖는 사회성, 교사와의 상호 작용, 동기 부여 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졌기 때문이다.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report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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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haudhri, V., Gunning, D., Lane, H.C., Roschelle, J., “Intelligent Learning Technologies Part 2: Application of AI to Contemporary and Emerging Educational Challenges,” AI Magazine, Winter 2013
2. Woolf, B. P., Lane, H. C., Chaudhri, V. K., & Kolodner, J. L.., “AI Grand Challenges for Education.” AI Magazine, 34(4), 66-84, 2013
3. Gartner, “Top 5 Trends Impacting K-12 Education in 2020,” Jan 29, 2020
4. The New York Times, “The Machines Are Learning, and So Are The Students,” Dec 20, 2019
5. The Washington Post, “What happened when a professor built a chatbot to be his teaching assistant,” May 12, 2016
6. Nguyen, H. and Dery L., “Neural Networks for Automated Essay Grading,” report, 2016.
7. MIT Technology Review, “An AI for generating fake news could also help detect it,” Mar 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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