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 비대면 수업 한 학기를 돌아보며
비대면 수업 한 학기를 돌아보며
– 대학교육의 뉴 노멀에 대한 고민
윤대균 ([email protected])
아주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코로나19가 교육계를 강타했다. 초중고는 뒤늦게 개학을 하긴 했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전격적으로 시행한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대학도 마찬가지이다. 대학 대부분이 2020년도 1학기 전체를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했다. 대학 교원들도 갑작스러운 동영상 수업 촬영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업에선 시스템 혹은 네트워크 과부하 문제로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일도 자주 발생했다. 필자 역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학기 초의 경험을 KISA 리포트를 통해 공유한 바 있다.(1) 이 기고문에서는 비대면 수업에서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의 활용, 강의 동영상 제작 이슈, 실습수업 진행 방식 등 전반적인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새로운 경험에 관해 서술하였다.
2020년 2학기 상황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미 학교에서는 2학기도 1학기와 마찬가지로 비대면 수업을 기본 원칙으로 결정하여 교원들에게 공지하였다. 다만, 1학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대면 수업의 문제점이 뚜렷한 경우 제한적으로 대면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하였으며 이를 위해 반드시 따라야 할 세부적인 가이드라인도 함께 공지하였다. 대면 수업의 가능성을 언급하였기에 일견 1학기보다 다소 완화된, 즉, 대면 수업의 기회가 많아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대면 수업을 위한 프로세스나 여기에 수반되는 교원의 책임으로 인해 오히려 대면 수업을 포기하게 하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학 교육에서의 본격적인 새로운 모델, 뉴 노멀(New Normal)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한 학기 비대면 수업을 돌아보다
두 주 늦게 비대면 온라인으로 시작된 1학기 초반 2, 3주는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에서 교원이나 수업을 듣는 학생들, 그리고 대학 직원들 모두에게 바른 행로를 찾기 위한 시행착오의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소속된 학교의 경우, 블랙보드(2)라는 클라우드 기반 LMS를 3년 전에 도입하여 모든 강의에 활용하고 있었음에도, 여기서 제공하는 “온라인” 수업 지원 기능들을 이 전엔 거의 사용해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혼란을 초래한 주요 원인 중의 하나였다. 일반적인 대면 수업용 기능 대비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위한 기능은 교원과 수강생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또한, 블랙보드 과부하로 인한 심각한 문제도 많이 발생했다. 실제로 블랙보드 기반 실시간 강의를 계획했던 많은 과목의 첫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도 우왕좌왕한 측면이 있다. 강의 첫날 LMS 과부하로 인한 초유의 대규모 결강사태로 인해 가능한 녹화된 동영상을 활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가, 곧이어 학생들과 상호 교류를 할 수 있는 실시간 강의를 권장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기 2-3주 계속되었다. 이후 각 과목의 성격을 고려하여 동영상 녹화나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교원 재량에 맡기며 안정감을 찾아갔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론 수업의 경우 처음엔 학교에서 제공한 동영상 녹화 및 편집 도구인 캄타시아(Camtasia)(3)를 활용하여 동영상을 사전 제작했다. 화면에 표시되는 내용을 캡처하며 동시에 카메라로 입력되는 영상까지 모두 함께 편집할 수 있는 도구로, 강의 동영상을 만들 때 매우 많이 사용하는 인기 있는 도구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친 후 안정적으로 도구를 활용하게 되니 약 한 시간짜리 강의 동영상을 세 시간 정도에 완성할 수 있었다. 물론 좀 더 완성도를 높이려면 소요 시간은 계속 늘게 된다.
유튜브나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에서 시청하는 것과 학교에서 동영상을 시청하여 수업을 대신하는 것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출석체크이다. 비록 동영상 시청으로 대신하는 수업이라고 할지라도 수업성과 관리를 위해 학생들이 실제로 동영상을 시청했는가에 따라 출석 여부를 가리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동영상을 단순 링크로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LMS 관리하에 학생들이 동영상을 시청해야 한다. 필자의 학교에서 사용하는 블랙보드에 이런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서 학생들이 지정된 시간 이상 시청하지 않으면 출석으로 인정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문제는 전 과목에서 이를 적용하니 LMS가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 대학에서도 유사한 문제점을 다수 경험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동영상 강의 녹화와 더불어 실시간 온라인 강의도 많이 활용되었다. 필자의 학교에서는 총장이 직접 나서 학생들과의 교감/소통을 강조하며 가능한 상호 인터랙션이 가능한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권장하기도 했다. 이에 필자 포함해 많은 교원들이 실시간 온라인 강의로 전환했다. 약간의 장비, 즉 카메라와 마이크 정도가 갖춰지면 실시간 강의를 하는 것이 동영상을 만들고 편집해 올리는 것보다 훨씬 수월했다. 또한, 모든 강의 녹화가 가능하므로 나중에 학생들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복습할 수 있다. 출석 체크 또한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얼마든지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교원이 이름을 부르면 학생이 그때 카메라와 마이크를 켜고 대답을 하게 하는 것이다. 시간은 좀 걸리지만, 학생들 얼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제 수업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LMS와 연계하여 관문처럼 활용하면 출석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문제는 거의 같은 시간에 (시간표상 수업 시작하는 시점에) 집중적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바람에 LMS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강의 시스템은 문제없는데 LMS가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하여 수업을 시작하지 못한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필자가 진행하는 수업은 그래서 학생들에 직접 접속할 수 있는 링크를 주고, 개별 호명 방식의 출석체크를 진행한 것이다.
온라인 강의 도구로는 여러 가지를 돌아가며 사용했는데, 제일 먼저 사용했던 것은 칼투라(Kaltura)(4)라는 클라우드 기반의 화상 교육 시스템이다. 온라인 교육에 특화된 기능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특히 교원(또는 운영자)이 참여자를 적극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퀴즈를 제출한다든가, 미리 콘텐츠를 준비해 공유한다든가 하는 것들도 온라인 교육에서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는 차별화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국내 다른 대학에서는 줌(Zoom)을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이번 팬데믹 사태를 통해 줌의 시장 점유율이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던 터라 대학에서도 많이 채택한 것이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하다. 줌을 사용하지 않은 필자의 학교가 오히려 예외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활용성 측면에서는 단연 줌이 월등하다. 칼투라는 교육에 특화된 소소한 기능들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화상 컨퍼런스 시스템의 경험 측면에서는 줌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나중에 확인했지만 라이선스 비용도 칼투라가 줌의 두 배 이상이다. 게다가 전반적인 성능도 줌이 뛰어나다. 성능은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데 첫째, 강의하는 사람 및 강의를 듣는 사람의 클라이언트 장비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동작을 하는가, 둘째 같은 네트워크 환경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제공되는가이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줌은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무시 못 할 강점이다. 필자의 경우 학교에서 줌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지 않아(훨씬 비싼 칼투라 라이선스는 가지고 있으면서) 줌 대용으로 구글밋을 활용했다. 구글밋이 줌과 비교하면 편리성 및 기능이 부족하지만, 안정성과 신뢰도 측면에서는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다. 또한, 필자가 소속된 학교 포함 많은 대학이 구글 G-스윗(Suite)을 쓰고 있어서 구글밋 역시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요새는 학부 많은 수업의 실험/실습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비대면 수업에서도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니라 상호 소통에 기초한 경험의 축적이 교육성과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한다. 기존 온라인 교육도구보다 오히려 비즈니스 향의 원격컨퍼런스 도구가 이러한 용도로 더 적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도 줌이나 구글밋은 강점을 가지게 된다. 특히 G-스윗을 사용하면 캘린더와 구글밋과의 자연스러운 연동이 가능하다. 수업 일정표와 구글밋 세션을 연결하고, 더 나아가 세션에 필요한 자료의 공유도 가능하다. 비즈니스 도구로 출발했지만, 비대면 대학 교육, 특히 실험/실습에서 이런 비즈니스 도구들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비대면 교육에서 가장 도전적인 과제는 “시험”이다. 온라인으로 문제 내고 나중에 채점하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될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의 “도전”은 바로 “부정행위”를 말한다. 비대면의 특성상 부정행위의 유형이 다양하고 이를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심리적으로도 평소 부정행위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도 비대면 환경에서는 부정행위에 대해 스스로 관대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시험에서의 부정행위에 대한 고민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다. 구글링을 조금만 해 보아도 무수히 많은 관련 문서들을 찾을 수 있는데, 대부분 코로나19 이후에 나온 것들이다.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다. 한 예로 대학 교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 온라인 서비스에서는 14가지의 부정행위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기도 했다.(5) 필자의 학교에서도 교수들의 토론방을 통해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활발한 토론이 한참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마치 평소 시험 보듯이 모두가 동시에 직접 자필로 답안을 작성하되, 반드시 휴대폰 카메라를 켜 놓고 시험을 치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조교 몇 명이 이를 그룹단위로 묶어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시험을 보는 것과 거의 유사한 환경으로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모 기업의 입사시험에서도 활용되어 관심을 끈 바가 있다.
전례 없는 방식으로 한 학기를 보낸 후 대학 차원에서 새로운 교육 방식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변화이다.
비대면 수업 연장, 대학 교육의 뉴 노멀(New Normal)에 대한 고민
대부분 대학에서 비대면 수업이 하반기까지 연장되고 있다. 한편, 소규모 수업에 대해서는 “간헐적으로”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하에 대면 수업을 허용한다고 한다. 즉, 일부 강좌의 경우 메인은 온라인 비대면으로, 일부는 대면으로 혼합된 형식의 수업을 하게 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이런 형태의 새로운 교육 방식에 대해 단지 임시방편이 아니라 앞으로 대학교육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언젠가는 미래의 교육 방식으로 실험해봐야 할 것을 코로나19로 인해 좀 더 일찍 실전 적용해 본다는 것이다. 필자도 이 의견에는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지난 한 학기는 사실 충분한 준비 없이 동영상 제작 혹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데 급급한 것이 사실이다. 만일 비대면 교육을 적극적으로 대학교육에 활용하려 한다면, 수업의 방식, 내용, 시험 등에서 과목별로 차별화가 필요하다. 음대의 실기 수업과 컴퓨터공학의 코딩 실습수업 방식이 같을 수 없다. 또한, 강의 내용 및 분량 등 온라인 수업에 맞는 적정 수준도 찾아야 한다.
온라인 수업이 갖는 분명한 장점도 있다. 모든 수업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밋, 줌 등 인기 있는 도구들은 모두 자동 녹화 기능을 지원한다. 자연스럽게 모든 실시간 수업의 내용이 저장된다. 이렇게 동영상으로 저장된 강의는 필요할 때 얼마든지 학생들이 열람할 수 있다. 또한, 열람과정에서 부족한 부분, 혹은 오류가 있는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강의 전반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 학생들의 질의가 댓글 형태로 주로 이루어지는 것도 장점으로 드러날 수 있다. 필자가 주로 사용한 구글밋의 경우 강의 동영상과 함께 모든 댓글이 저장된다. 수업시간에 나왔던 질문들이 기록됨으로써 이 또한 향후 수업 개선을 위한 주요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의 발표 세션에서는 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학생발표에 대한 질문이 자동으로 저장되어, 나중에 이를 발표학생에게 전달함으로써, 개별 프로젝트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렇게 운영을 해 보니, 예년보다 질의응답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쌓인 방대한 자료들을 분류 엄선하여 미래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큰 숙제로 남는다. 필자는 실제 학교 당국에 이런 의견을 제시하며 TF팀을 구성하여 이 숙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견 수렴 중이며 곧 액션이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고민은 학교의 온라인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결국, 대규모 클라우드 벤더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필자 학교의 사례로 잠깐 언급했지만, 시험 “부정행위”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도 큰 숙제이다. 비대면 원격시험에서의 부정행위는 너무나 접근이 쉽고 또 실제 눈에 뜨이지 않는 점에서 더 “과감한” 시도가 많아질 개연성이 높다. 대학교육에서의 뉴 노멀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도 부정행위가 주요 꼭지로 다루어졌다. (6))기술적으로 부정행위를 막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단순 시험 외에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다수가 공감한다. 결국, 시험 횟수가 줄어들 것이며, 거의 전 세계적 표준인 중간시험, 기말시험, 퀴즈, 이런 공식자체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중앙집중형 대형 캠퍼스의 필요성이 현격히 떨어질 수 있다. 대학 캠퍼스는 물론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 간 유대관계가 결국 사회를 살아 나아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휴먼 네트워크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캠퍼스에서 부대끼며 스킨십을 통한 동료의식 함양도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캠퍼스 곳곳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오프라인 수업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대형 캠퍼스보다는 지역적으로 분산된 캠퍼스가 오히려 비대면 활동과 대면 활동을 혼합한 새로운 교육방식에 더 적합할 것이라는 견해가 대두하고 있다. “스마트오피스”처럼 지역별로 분산된 사무실을 최대한 잘 활용하여 이동시간도 최소화하며 업무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시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이벤트들을 추적하며 분산된 대학 자원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대학 캠퍼스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학교의 모습이 재정의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어떻게 무슨 모습이 되어야 할지 관련 연구가 바로 시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초중고교에 대한 리모델링 이슈가 포함되어 있다. 대학의 리모델링까지의 확대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중장기적 지원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대학교육에서의 뉴 노멀에 대한 고민은 이미 많이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내용과 유사한 내용을 정리한 것도 찾아볼 수 있다.(7) 필자는 한 가지 더 중요한 사항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바로 저작권 이슈이다. 기존 오프라인 강의에서는 폐쇄적인 환경에서 강의노트가 배포되고, 또 강의 자체도 한 번 하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가 보편화하면서 대부분 강의가 동영상 형태로 저장된다. 이때 이 강의에 사용된 강의 자료, 그림, 오디오 클립 등 많은 콘텐츠가 저작권에 저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런 이유로 엄청난 양의 좋은 동영상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개하여 더 넓게 활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오픈소스 생태계가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참여함으로써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었던 이면에는 오픈소스와 관련된 저작권 이슈의 정립이 큰 역할을 했다. 비슷한 논리로 대학 온라인 수업으로부터 생성되는 콘텐츠에 적용될 수 있는 적절한 라이선스 정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 CC(Creative Commons)의 재조명과 확대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대학교육에서의 변화의 물결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학 등록금 이슈도 결국은 다루어야 할 이슈이다. 학생들이 없어 텅 빈 캠퍼스 일지언정 이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은 늘 학교가 짊어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 식당, 기숙사와 같은 학생이 있어야만 돌아가는 캠퍼스 자원은 사실상 상당 부분 유휴 자원이 되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실제 비용이 덜 들어가는 부분이 있지만, 반면에, 원격수업을 위해 필요한 네트워크 및 컴퓨팅 자원의 확보, 필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확보, 동영상 제작 및 원격 실시간 방송을 위한 시설 투자 등 원래 없던 비용이 들어가는 것 또한 엄연한 팩트이다. 결국, 비대면 원격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주요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기업에서 활동한 필자의 눈에 대학의 전반적인 운영시스템은 공공기관과 다를 바가 없다. 절차와 과정에 대한 과도한 감시의 눈길이 뉴 노멀을 준비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 같아 깊은 우려가 된다. 교육 방식, 내용의 변화는 이러한 뉴 노멀을 정립하는데 어쩌면 마이너한 부분일 수도 있다. 오히려 대학을 운영하는 재단과 교직원, 이를 관리 감독하는 공무원들이 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교육방식과 체계, 콘텐츠 개편, 관련법 및 규제에 대한 검토, 그리고 교육 관련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뉴 노멀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시점이다.
본 원고는 KISA Report에서 발췌된 것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https://www.kisa.or.kr/public/library/report_List.jsp)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에 실린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KISA Report의 내용은 무단 전재를 금하며, 가공 또는 인용할 경우 반드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Report]라고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1. | ⇡ | 윤대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원격수업에 대한 단상”, KISA Report, 2020년 Vol3 |
2. | ⇡ | https://www.blackboard.com/teaching-learning/learning-management |
3. | ⇡ | https://www.techsmith.com/video-editor.html |
4. | ⇡ | https://corp.kaltura.com/solutions/education/ |
5. | ⇡ | Faculty Focus, “Fourteen Simple Strategies to Reduce Cheating on Online Examinations”, May 11, 2020 |
6. | ⇡ | Tech for Good, “The New Normal in Higher Education”, Jun 10, 2020https://youtu.be/f2kX3fGidoo (6분짜리 발췌본 동영상 |
7. | ⇡ | Forbes, “5 Things That Covid-19 Will Make The New Normal In Higher Ed”, Jun 26, 2020 |